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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두치 Oct 31. 2021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9. 이제는 다만 행복한 경험들이 필요하다.


나는 그동안 청년인생설계학교의 지원을 받아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며 좋아하는 것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활동을 하다 보니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됐다.


내가 어릴 적 행복하고 즐거워했던 사소함 경험이 지금까지 탐구와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와 그림을 그렸던 짧은 기억이 드로잉과 디자인이라는 영역에의 호기심과 도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좋아하는 것을 찾는 첫 단계에서부터 이미 나도 모르기 내가 과거에 했던 경험을 중요한 기반으로 출발했다는 사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쩌면 나는 뼛속 깊이 실패를 하지 않고 싶었던 것일까?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에 대한 도전은 생각조차 꺼내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건 경험뿐만 아니라 가치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살면서 인생의 여러 고비들을 지나온다. 나 또한 그런 위기의 경험을 통해 알게 모르게 내게 새겨진 가치들이 자국처럼 남아 있다. 내가 유년 시절을 외부자의 위치에서 살았던 경험이, 인권활동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여전히 내가 좋아하고 지향하는 가치 또한 나와 같이 소외된 존재들과 연결 되고자 함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과거를 통해 내게 남은 가치나 경험과 같은 흔적들을 100% 순수하게 좋아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그 흔적들이 있었기에 지금 좋아하는 것을 어느 정도 시도해 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했던 여러 가지 활동들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 과정에서 확인했던 즐거움들은 내가 처음 '구체화하고 공통점을 찾기'단계에서 뽑아 보았던 키워드와 연결이 됐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키워드 중 '새로움'이 있었다. 도전했던 4가지 경험에서도 결국 '새로움'을 찾아 즐거움을 느꼈다. 첫 발걸음을 내디뎠을 때의 새로움과 현재의 새로움에 차이가 있지만, 결국 '새로움'이라는 틀 안에서 나는 세상과 내 삶을 인식, 해석하고,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관점을 위의 해석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과거와 현재의 맥락, 시간의 이어짐 속에서의 변화를 관찰하고 차이를 드러내는 결론을 내고 있지 않은가? 결국 기록을 좋아하고 성찰을 좋아하는 내가 내린 결론의 토대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결국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이미 살아왔고, 살고 있는 내 삶의 많은 면을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하고 긍정하는 과정이지 않을까.




그렇게 돌아보니 결국 나는 지금 좋은 경험들을 내 삶에 많이 경험하고 축적하고 긍정하며 채워줘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인권활동으로 지칠 대로 지쳐버린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게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10년간 끊임없이 반복되던 폭력의 현실을 목도하며 가랑비에 옷 젖듯 나 또한 폭력의 상황에 물들어버린 것 같다. 이제는 다만 행복한 기억과 경험들을 가득 쌓아할 때인가 보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_to be


결국 사람은 무언가를 해야만 존재할 수 있어요. 경제적 여유가 있고 누군가 아무것도 내게 뭘 요구하거나 바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사람은 어떻게든 무언가가 되어 있어요. 산악인이 되어 있든 정리의 달인이 되어 있든, 뭐든 되어 있죠. 왜냐하면 그건 살아 있느냐 죽어있느냐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JOBS EDITOR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골라내는 사람, 매거진 B          



나는 이제 소속됐던 곳에서 빠져, 다시 벌거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왔다. 나는 살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고민할 이다. 사람이 무언가를 해야만 존재할  있는 것처럼. 나도  길을 걷다 보면 뭐든 되어 있겠지. 왜냐면 이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물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게 춤추며 살아가고 싶다.





신화는 없는 것에 관한 것이다.
신화는 지치지 않고 새로운 가설로 덤비는 황당무계함이다.
나의 신화를 써라.
-TV에서 언젠가 스치며 봤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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