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격이 어떻게 변하니

디지털 프라이싱

by 조병묵

가격은 실시간으로 살아 움직인다. 디지털 시장에서는 가격이 ‘고정값’이 아니라 ‘실시간 변수’다. 소비자의 클릭, 경쟁사의 가격, 채널의 판촉이력에 따라 가격은 디지털 공간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뀐다. 이제 가격은 영업관리의 산물이 아니라 데이터 경영의 결과물이다. 이커머스 시대의 가격은 더 이상 ‘사람이 정하는 숫자’가 아니라, 데이터가 결정하는 판단이다.


온라인 판매는 고객 행동의 모든 흔적을 남긴다. 유입률, 클릭률(CTR), 전환율(CVR), 재방문율, 고객추천지수(NPS), 경쟁사 가격 등 — 이 모든 것이 디지털 프라이싱의 원료다. 과거의 단가표 중심 프라이싱이 ‘원가 기반 정가 관리’였다면, 오늘날의 디지털 프라이싱은 ‘고객 행동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경험이 아닌 데이터의 함수로 가격이 산출된다. 가격은 더 이상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연결의 문제다.


디지털 프라이싱의 본질은 데이터 통합과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이다. 단순히 자동으로 가격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가격결정과 광고비 집행의 전체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데이터가 연결되어야 한다. 고객 행동 데이터(AARRR 모델: 도달·활성화·유지·수익화·추천), 경쟁사 및 채널 데이터(가격, 노출순위, 프로모션 등), 내부 이익 데이터(공헌이익, 재고, 회전율 등). 이 세 가지가 통합되면, 가격은 “팔리는가?”가 아니라 “이익이 나는가?”를 기준으로 최적화된다. 가격결정은 수요의 함수이자, 이익의 함수가 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가격은 영업팀의 경험, 마케팅팀의 직감, 대표의 결단으로 결정됐다. 지금은 다르다. AI가 시장을 감시하고, 데이터를 종합해 가격을 제안한다. AI가 가격을 정하기 시작하면, 기업의 사고방식이 바뀐다. 가격은 더 이상 ‘결정’이 아니라 ‘예측’이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미래의 수요를 시뮬레이션한다.


예를 들어 한 소비재 기업은 AI 프라이싱 툴을 통해 가격 인상 전후의 이탈률과 재구매율을 예측했다. AI는 “500원 인상 시 이탈률 3%, 이익률 +8%”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실제 결과는 거의 일치했다. AI가 경영자의 ‘감’을 대체한 것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조병묵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숫자를 넘어 사람과 조직, 그리고 운영 탁월성을 보겠습니다! 투자자와 경영자 그리고 중간 관리자에게 변화, 도전, 혁신의 동인을 제공하여 사업과 조직의 성장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12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3화가격, 뭣이 그리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