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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성 Aug 17. 2021

Real English? Your English!

당신 안에 이미 가득 쌓여있는 탁월함(Excellence)에 집중하라.

 35년 넘는 인생을 살아오며 40개가 넘는 나라를 여행했다. 남미대륙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륙을 밟아보았으며, 한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세이셸'이나 '바하마' 같은 곳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해외에 나가면 당연히 '영어'로 소통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가정한다. 그리고 실제로 영어로 주로 이야기한다. 40개가 넘는 나라 중에 영어로 말하는 것에 심각한 어려움은 느끼는 나라는 '일본', '이집트'와 '대한민국' 뿐이었던 것 같다. 이들을 제외하고 영어를 구사하는 나라의 사람들은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다.


원어민 영어라는 허상을 추구하기보다 언어의 본질에 집중한다.

영어는 언어다. 언어의 목적은 전달이다. 우리는 영어학자가 아니다.

내 모국어는 영어가 아니다. 고로 영어로 말할 때 틀리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영국 발음은 인도, 일본, 중동, 필리핀, 한국, 독일 영어 발음과 더불어 그냥 그런 종류 중 하나다.


 나는 1985년 생, 04학번으로서 대한민국에서 '국민학교'를 다니며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었다. 남들과 똑같이 영어를 배웠고 수능을 보고 대학에 가서 여름철 강남역 일대를 떠돌며 메이저급 학원들의 브로셔를 모아 어느 학원에 등록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곤 했다. 온갖 스타강사들의 화려한 프로필에 매료되어 방학 내내 학원에서 TOEIC 강의를 듣지만 성적은 제자리. 점수를 따는 것도 어렵지만 그런 영어를 말로 한다는 것은 당시에는 상상도 안 해본 게 틀림없는 것 같다. 


 현재 학생들 기준으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영어를 처음 시작하게 된다. 물론 실제로 가정에서는 그 전보다 훨씬 이전부터 알파벳 정도는 완전히 떼는 것은 물론 나아가서는 파닉스(Phonics)까지도 끝내고 학교에서 처음 영어를 접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조기 영어교육은 예전 조기유학 바람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일상화되어 아무도 '조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물론, 언어는 어릴수록 노출을 시켜주면서 익숙하게 만들어주어 성인이 되기 전에 어느 정도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의 능력은 길러주고자 하는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6살 짜리 우리 아들을 보고있자면 나 역시 그런 마음이 안 드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조기교육의 뿌리가 사실은 영어를 20년 가까이 막대한 돈과 시간을 퍼부어가면서 배웠지만 완벽하게 잘 알고 있는 간단한 문장조차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대다수의 부모님들의 불안감, 조급함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언어를 학습의 능력에서만 생각하면 성인들이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언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Concept & Message)이 지칭하는 의미(Meaning)를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다른 어휘와 표현을 더 빠르게 익힐 수 있고, 논리를 구성하는데 더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회적으로 요구받는 역할의 문제, 시간적 문제, 비용 등의 다양한 방해 요소 때문에 외국어 배우기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영어 말하기는 우리가 선망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존재다. 그것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기교육으로 나타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대한민국은 영어를 모국어는 물론, 공용어로도 사용하지 않는 나라라는 점이다. 국가 경제의 80% 이상이 수출로 돌아가고, 4계절을 가진 덕에 극지방에서 중동의 사막까지 지구 상의 모든 기후에 적응해가며 지금까지 국가경제를 지탱해오고 있는 사람들인데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아직까지도 꽤나 대우받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카페나 식당에서 영어로만 대화하는 것은 상당히 이목을 끄는 행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한국인들 수 십명 사이에서 단 두 명이 영어로 대화해도 아주 잘 들린다. 우리는 영어로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를 가지는데 장벽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원인을 여기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겠다. 다만, 서구사회에 대한 동경, 급격한 산업화 뒤 밀려온 세계화 바람, 닷컴 열풍 등 역사적인 측면을 배제하고라도, 한국어와 영어가 언어적으로 매우 연관성이 낮다는 점, 집단주의 문화, 가족 확장성 등 어느 한 두 가지의 원인으로 설명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원인 진단은 과제로 남겨두는 편이 낫겠다.


 나는 우리가 영어를 굉장히 '사용'하고 싶어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계속 돈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길을 잃었다. 영어를 '말하기 위해' 계속 배우려고 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입과 혀에 붙어있는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Input Drill' 보다 'Output Drill'이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 적어도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돈을 들여 새로운 표현을 배운다. 기존 오프라인 학원가가 무너지면서, 강사들이 혼란에 빠진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말하기는 새로운 표현을 외운다고만 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외국어라는 언어 장치를 통해서 상대방에서 그대로 전달되게끔 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어떤 의식적, 무의식적 과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간과정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기존 성인 영어교육 업계가 그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 영어교육시장은 강한 Input과 막대한 양의 Reading을 통한 학생과 강사 사이의 비대칭성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 있다. 학생은 모르고, 강사는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빠르게 습득(Input)하는 법을 '가르치는' 환경이 기존의 비대칭성이었다면, 이제는 학생들 개개인이 말하기 프로세스를 가동시키도록 '유도하는' 시장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문제는 영어말하기의 경우 TOEIC이나 TOFLE, IELTS 같은 시험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영어난이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기존 학원가들이 패닉에 빠져 새로운 비대칭성을 만들 필요성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영어에 있어서 말하기(Speaking)는 가르칠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영어학원가가 가장 잘하는 'Input'을 말로 바꾼 것, Verbal Input으로 형태만 바뀌었다는 점이 함정이다. 진정한 Output은 자신의 Identity가 반영된 말하기이다. 그것은 가르칠 수 없다. 진정한 교육(educate)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그저 각종 온라인 솔루션들이 저마다 컬러풀 한 웹 디자인의 옷과 Youtube의 홍보성 영상들로 무장하고 우리의 합리적 선택을 교란하기 위해 앞다투어 좁은 스마트폰 화면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마치 고교시절 서점에 갔을 때 참고서 코너 앞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여전히 Input이다. 새로운 표현, 원어민 표현, 어려운 단어, 고급어휘, 영국발음 등 기형적인 영어 Input 시장들이 판을 친다. 이것이 본질이며, 우리가 매일같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뇌에 가깝도록 노출되고 있는 명백한 현실이다. 


 말하기는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프로세스이며, 이는 새로운 Input drill, 즉 새로운 표현을 기억하는 것을 통해서 발전되는 것이 아니다. 처음 외국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초적인 단어와 문법을 알아야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당장 일반인들에게 아랍어나 독일어를 배우라고 한다면, Input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영어말하기를 배우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어느 상황에서건 자기의 어조와 말투로 영어라는 언어 패턴을 사용하여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로운 표현은 내가 필요한 경우에 찾아서 만들어서 쓰거나, 정확한 표현이 있다면 그때 외워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말하기 프로세스가 돌아가는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경우 말하기 프로세스가 돌지 않기 때문에 영어 말하기가 어렵다고 느끼고 있는 현실에서, Speaking 표현, 원어민 표현, 실생활 영어 등 결국에는 또 다른 Input drill을 더욱 강조하는 것은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결국 지난 세월 동안 계속 해왔던 Input을 마치 말하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광고를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혼선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어오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가장 잘하는 영역이다.


 사실은 이렇다.


1) 우리 안에 이미 말하기에 필요한 표현, 문장, 영어 구조에 대한 이해는 모두 들어있다. 그것을 꺼내야 한다.

2) 말하기는 4대 언어 스킬 중 가장 높은 능동적인 태도를 요구한다. 사용자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3) 가르치는 것은 틀렸다. 말하기에 필요한 방향으로 훈련을 지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4)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입을 움직여야 한다.

5) 비용은 낮아야 한다.


 매우 간단한 논리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이미 식재료는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요리만 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의 영어교육 시장은 계속해서 비싸고 새롭고 멋진 재료들만 계속 늘어놓고 있다. 진짜는 사용자들이 직접 칼질을 하고, 냄비에 불을 붙여 물을 끓이고, 육수를 내고, 결국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대접하고자 하는 요리를 결국에는 만들어내는 우선되어야 하지않을까?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과 그 본질이 영어로 인해 방해받는 상황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지, 원어민처럼 말하고, 영국 사람처럼 발음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영어가 유창하긴 하지만 문법적으로 잘 틀리거나, 표현이 부정확하거나, 한 마디로 끝낼 수 있는 좋은 무기가 있는데 10 문장으로 설명을 한다던가 하는 유창성(Fluency)이 완전히 해결된 사람들은 새로운 Input이 필요하다. 이제는 'Please, leave a message.' 같은 유선전화에 녹음테이프 들어있던 시절에 자주 쓰던 표현을 버리고, 'Don't DM me.' 같은 표현에 더 익숙해져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지 모른다. 그러나 유창성이 확보되지 못해 고생하는 대다수의 사용자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내 영어를 표출하면서 그것이 내 영어라는 점을 받아들이면서 '내 영어'를 가지고 진짜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를 찾고, 그러한 환경에서 최대한 내 안면근육과 혓바닥을 움직여 보는 것이 아닐까? 영어 때문에 입냄새가 나는 경험을 해보는게 맞지 않을까?


 언어는 인류가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음성 패턴이다. 라디오에서 수신되는 소리에 잡음이 있다고 해서 라디오에서 하는 말이 안 들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정작 영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 그 과정에서 사용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내용 같은 진짜 중요한 본질이 영어라는 작은 장애물로 인해 전달이 방해받는 상황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How are you? 밖에 모른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굳이 'How's it going?', 'What are you up to?'를 모른다고 싸구려 영어를 배운 것처럼 여겨져서는 절대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당신 자신밖에 없을 것이다.


 본질은 언제나 강력하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영어공부를 해 왔다. 그것을 꺼내어 발현시킬 수 있는 작은 성공, 작은 힘만 발휘하더라도 그 결과는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내 목소리, 내 말투, 내 발음, 내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당장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말해도 괜찮다. 알고 있는 영어를 통해 실제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소리를 내자!! 지금 바로 움직여보자!!



Brian Cho


Cambly Inc., 

B2B Sales Represent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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