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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 May 24. 2022

<대표 놀이>라니. 거 너무한 거 아니오?

대표가 처음일 미래에 대표님들을 위한 매거진

<유키즈 온 더 블록>에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1학년 학생들을 위한 학교 생활 가이드를 만드는 이야기를 봤다. 선배로서 다음 후배들을 고민하는 그런 예쁜 마음이 보였다. 나는 이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은 별난 생각을 해보았다. 정말 별것 아닌 걱정이지만 그 아이들은 아주 심각하고 심오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조언해준다.

이런 조언을 1학년 후배들이 보면 어떤 기분일까?

출처 tvN 유키즈 온 더 블록 - 제153화 내 손을 잡아 편

누군가를 배려하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2학년 선배들의 걱정을 조금 자세히 드려다보면 얼마나 1학년 학생을 생각하는지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밥을 먹을때나 양치를 할때까지도 이들은 후배들을 걱정한다.

이런 걱정을 책으로 만들어 냈다니 정말 기특하다.

나도 이런 책을 만들고 싶어졌다. 퇴사를 하고 첫 창업에 도전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예비 대표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퇴사를 한 지 1년이 조금 안된 지금 드디어 회사를 만들었고,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었다. 입학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시작과 동시에 '대표'가 되고 달고 듣게 된 첫 타이틀은 <대표 놀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돼야 하는데 자격을 묻는 격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될 수 있는 자격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부푼 기대를 안고 있는 나에게 꼬맹이라니.

넌 지금 대표 놀이를 하고 있는 거야.
지금 이대로 사업하면 위험해.
넌 꿈만 있고 현실이 없어. 사업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야.


사업자 등록을 하지도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 입학하기 전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나는 속으로 '그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모든 게 잘 되고 있는 듯한데.', '심지어 앞으로 다가올 일들이 기대되고 설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


사업자 등록을 하는 법, 재무 회계, 상품 구성, 마케팅 등 뭐하나 제대로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과 실제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덜컥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듣게 된 평가였다.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나는 이러한 조언들에 대해 반박할 수 없다는 현실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아직 1학년 신입생이 6학년 대우를 바란 것일까.  

(나도 멋진 형, 누나들처럼 축구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싶다고!)


하지만 어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현실을 냉정하게 보기로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을 것. 일단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다. 이 말은 정말로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실제로 모른다!


하지만 나는 사업을 시작했고 입학을 해야만 한다. 별다른 방법이 없지 뭐야?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수밖에.


곧 사업을 시작할 예비대표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매거진을 연재한다. 분명 이 시점의 어느 대표님은 '꿈'이 생겼을 테고 마음껏 달려 나가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이런 마음에 상처가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 또한 두려움이 크고 걱정이 되지만 일을 해 나가야만 한다.


펼쳐진 문제가 다양하고 복잡하게 널브러져 있지만, 풀어나가면 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도 있고, 실제로 어려운 일도 있다. 무엇보다 나의 일, 나의 인생 아닌가. 멋진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길이 고단하지만 행복하다.


'나의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짜릿하다. 하지만 분명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도전임은 분명하다. 이 마약 같은 성장 경험을 하는 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초등학교 입학할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대표'라는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단 1인 기업, N 잡을 운영하는 직장인, 사업을 해보고 싶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함께 나아갈 계획이다.

또한,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니 일의 방향이 달라졌다. 왜 2학년 선배들이 그토록 걱정했는지. 그리고 어떤 1학년이 되어야 할지.  

일반 직장인들도 이 매거진을 통해 회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드려다 본다면 이쁨 받는 직장인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곧 입학할 예비창업자, 사업에 이해도를 높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발걸음을 시작한 이 매거진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직 사업자 등록을 앞두고 있는 지금 순간에도 난 대표 놀이 중이다.


마음속 강한 끌림을 찾아 오늘도 미끼를 던진다.
가슴 한편에 숨어있는 뜨거움을 찾아 헤매는 낚시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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