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루 Sep 16. 2022

피트스톱. 당신에게 필요한 단 3초.

사업 점검 지표

F1은 바퀴가 달린 탈것을 타고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이다. 

워낙 고속으로 달리고 300km가 넘는 장거리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차량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이 정비하는 시간을 '피트스톱'이라고 부른다. 

3초에 짧은 시간이지만 타이어 교체, 연료 보충, 차량 점검 등 수많은 일이 벌어진다. 무사히 완주를 하기 위해서는 이 피트스톱이 불가피하다. 


사업도 F1 경기와 비슷하다. 아주 기나 긴 경주가 시작이 되고 각자만의 탈것을 통해 경기를 진행한다. 사업에도 피트스톱이 필요하다. 언제 바퀴가 터질지, 연료가 떨어질지 모른다. 욕심을 내다가는 완주를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창업을 한지 약 4개월이 흘렀다. 이제는 엄연히 회사를 만들었고 '예비'의 꼬리표를 떼냈다. 

문득 우리 회사가 잘 돌아가고 있는지 복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며 사업 점검 지표를 만들어 보았다. 빠르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점검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고 정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도록 나름에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머릿속에 복잡하게 뒤엉켜있는 것들을 잘 묶어서 아래 5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Why, Why, Why? (회사의 비전, 해결하려는 문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아래 나열된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사람들마다 해석이 제각각일 수 있어 명확하고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우리만의 정의가 필요하다. 그 정의는 영구적이지 않다.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기에 언제나 'Why'는 꾸준히 정의하고 있어야 한다.


2. 돈 (지원사업, 투자, 수익)

사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회사가 돈을 벌지 못하면 당연히 유지되기 힘들다. 지금 수행하고 있는 지원사업이 종료가 되면 우리 회사는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은 요즘이다. 우리의 비전을 설득력 있게 만들어 투자를 받는 방법도 있다. 우리의 사업 아이템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금전적으로 우리 회사를 냉철하게 바라보자.


3. 팀 (리더십, 회의, 협업)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지금 함께 해주고 있는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긴 시간 회의를 하지만 각자 그리는 그림을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내는 과정이 쉽지 않다. 각자의 인생 경험치가 감회 되어 걱정하는 부분이 분산이 된다. 하지만 이런 다른 시선들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몰론 요즘은 1인 창업도 가능하다. 하지만 분명히 거래처, 사업 파트너가 있을 것이며 그들과 함께하고 관계가 건강한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4. 성과 (기획, 서비스, 두려움)

우리의 비전만으로 외부인을 설득하는 일을 쉽지 않다. 이제 서비스 런치를 앞둔 지금 우리도 그 성과를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혹여나 실패하면 어떠한가? 다시 보완해서 성장해나가는 수밖에. 만들어내고 있는 서비스가 우리의 비전을 잘 실현하고 있는지, 지금의 성과를 정리해보자.


5. 마음가짐 (버티기, 즐기기)

스타트업이 3년 안에 폐업할 확률은 80%에 가깝다고 한다. 10명이 창업을 하면 8명이 폐업을 선택한다. 과연 우리는 3년 동안 사업을 끌어갈 수 있을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지금의 나의 상태는 어떠한가? 버티기라고 표현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즐겁다. 하지만 위의 1,2,3,4를 놓친다면 다른 형태의 즐거움을 찾아 나서야 한다.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때로는 현실적으로, 때로는 이성적으로 이리저리 방황하는 과정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여기까지가 아마도 요즘 내 일기장에 써지는 큰 주제들이 아닐까 싶다. 

매일같이 부족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러한 항목 중 하나라도 한 발짝 성장했다면 우리 회사는 아직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내가 잠시 주춤거린다면 어딘가에서 분명히 회사는 울부짖는다. 정신 차리라고. 항상 귀를 열고 어디서 울부짖는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꼭 사업의 점검이 아니어도 가끔 나만의 피트 스톱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잠깐의 쉼이 여러분을 더 멀리 보낼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만약 '단 하나의 일'만 할 수 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