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루종일 어딜 그리 보나요
시선 끝엔 내가 없는데
두려워 떨고 있나요
그렇다면 내게 와요
오타루에 가요
네모 반듯한 상자 안에서 춤을 춰요 우리
둥글게 둥글게 손을 잡고 돌다 보면
마침내 여명
움튼 새싹은 꺾을 수 없어요
부디 도망치지 말아요
망설이나요
모로 누워도 세로 누워도 괴롭나요
그렇다면 내게 안겨요
단단한 연필이 무를 때까지 꼭
이 세상 모두 가진 것처럼
닳고 닳아 불씨도 사라질 때까지
내가 안아줄게요
나는 괴롭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눈동자가 없어서요
커피에 설탕을 한 국자 부어도 달지 않아서요
정수리가 쾅 부딪혀도 몇 시인지 모르겠어서요
자그마한 촛불 하나에 울고 웃어서요
당신이 가냘픈 민들레 홀씨를 뛰게 해서요
사랑합니다
공허에 외쳐도 볼까요
매달려도 볼까요
내가 구르면 당신이 올까요
무르팍이 까져도 그럴 리 없겠죠
천장을 보며 떠올립니다
집은 편안할까
곤히 잠들었을까
쓰린 속에 냉수를 부은 건 아닐지
그러다 누군가 지른 소리에 괜히 눈물만 흐릅니다
사랑은 병입니다
지독한 병이지요
우리는 별나라에 갑니다
사방이 훤한 들판에서 뛰어요
꼭 잡은 손이 벌렁대는 심장이 눈치 없는 메아리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은 때에
기어코 따라오는 불빛
대낮에 울고 있는 나
남은 건 이것뿐이네요
대범한 우리로 만나 하릴없이 소리쳐보고
맨발로 가시를 꺾어 던져도 보고
해가 좋은 날 고개도 젖혀보아요
꼭 그렇게 다시 만나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