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라서 하지 말라는 걸 할 테야 발등을 높이 쳐들어보고 땅굴을 파다 머리도 박을 테야 죽은 새 곁에서 작별 노래를 부르며 엉엉 울 테야 막무가내로 시끄럽게 헛바람 든 풍선을 터뜨릴 테야
경찰이 온다면 당당히 말할 테다 내 심장이 튀어나오지 않게 하려고 그랬다고 정말 내 피가 온 사방에 퍼지기를 원하느냐고 그러면 당신들이 말한 구원이 찾아올 것 같으냐 악쓰며
그리고 또 소리칠 테야 나를 좀 보게 나를 좀 봐주게 반은 뼈밖에 남지 않은 불쌍한 신세를 알아주게 머리털 다 뽑히고 남은 건 몸뚱이밖에 없는 가련한 영혼을 안아주게 딱 한 번만 스쳐주면 된다네
사람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겠지 하물며 눈 마주치면 어떻게 매달릴지 모른다고 이제 모두 쪼개질 일만 남았으리
사리 솟아 민둥산 되어도 그렇게 온종일 하늘만 푸르른 낙원의 공간에서 나는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