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족 월 생활비가 넉넉하지 않았던 이유
아가 둘을 키우는 나는 지난 5년 동안,
- 일주일에 한두 번 키즈카페 가는 건 적은 편 일거야
- 저녁 외식을 주 2-3회 한다는 건 엄마의 정신건강과 아이들의 영양에도 나은 방법일 거야
- 첫째가 유치원을 다니는데 학원 두세 개 정도는 아이의 교육에 필요할 거야
- 엄마를 위한 사치 같은 지출 대신 저축을 하는 쪽이 가족 모두를 위한 일이겠지
- 그런데 정말 최소한으로 사는 것 같은데도 남편 월급에서 이만큼만 남는다는 건 내 잘못이 아니라 물가가 올라서 그럴 거야
- 그리고 또...
라고 열심히 자기 합리화를 하며 살았다. 심지어 한때는 자기 합리화를 위해 엑셀 가계부까지 만들어서 어디서 어떻게 돈이 새고 있는지 남편이랑 같이 점검하기도 했다. 2년 정도 했는데 역시나 결론은 '우린 아껴서 알차게 살고 있다'였다.
그런데 최근 다녀온 미국 여행을 계기로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미국여행 15박 16일 동안 우리 아이들은 자연 같은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흙, 풀, 나무로 만들어진 놀이터도 가고, 호수가 보이는 잔디밭에서 뒹굴기도 하고, 또 항시 열려있는 집 앞 수영장으로 수영놀이를 하러 갔다.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행복해 보이는 얼굴은 엄마를 덩달아 춤추게 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답답함'이 크게 느껴졌다. 앞으로 한국에서(적어도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될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마음먹었다.
돈으로 육아의 고충을 위로받으려 했던 과거의 나를 버리자고!
제일 먼저 한 일은 '키즈카페 대신 집 앞 호수공원에서 놀기'였다. 그때도 지금도 호수공원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 예전엔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씽씽카를 태우는 뭐든 놀아주는 건 너무 고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시점으로 보니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원을 두고 그동안 왜 그렇게 실내에서 놀기 바빴나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 손 잡고 공원으로 놀러 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씽씽카 두대와 아기 짐으로 절대 가볍지 않은 발걸음이지만 마음 가짐이 달라서 인지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같이 즐겁게 뛰어논다. 덕분에 정기적으로 다니던 월 1회 45,000원 흙놀이 수업료와 주 1-2회 방문하던 키즈카페 어른 1명과 유아 2명 입장료 45,000원씩을 절약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학원 줄이기'였다. 아직 5살밖에 안된 아기가 학원에 가서 1시간씩 앉아 있는 게 100년 인생에서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뛰어노는 걸 택했다. 그래서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미술놀이 수업 하나만 두고 모두 그만두었다. 미국 여행 후 돌아와서 다시 재등록할 예정이었지만 원장님들께 취소 연락을 드렸다. 그럼으로써 학원당 대략 140,000원 월 수업료를 절약한 셈이다.
언제든 아이가 원하고 필요로 한다면 실내로 놀러 갈 수 도 있고 재등록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이제는 그 선택에 있어서 엄마의 '편안함'을 위한 지분은 없을 것이다.
한층 더 성장하는 엄마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남편! 그동안 말 못 했던 건데...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다줘서 고마워
내가 더 현명한 아내가 되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