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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예지 Jan 08. 2022

강박으로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



영준(가명)이는 상담 시간 내내 틱을 보였습니다. 눈을 깜박거리고, 고개를 흔들고, "음음"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틱 증상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밝고 활달하고 적극적인 아이였습니다. 처음 만나는 상담 선생님을 전혀 어색해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였습니다.



"공부는 힘들지 않니?"

"단원평가 전 주말에 아빠와 11시까지 공부한 적이 있어요. 그럴 때 좀 힘들어요"

"아 그래. 늦게까지 공부하려면 힘들었겠구나."

"네.." 



초등학교 때의 단원평가라는 것은, 교과서의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보는 시험으로, 성적도 나오지 않고, 가벼운 시험에 속합니다. 실제로 저는 아이 키울 때, 아이가 단원평가를 본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간 적이 수두룩했습니다. 물론, 제가 학습에 좀 무심한 엄마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중요한 시험도 아니고, 초등 중학년의 아이가 늦은 시간까지 아빠와 함께 공부한다는 이야기에서 몇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학습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있으시거나, 학습 외 다른 활동에 대해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는 않는지입니다.



어머니를 통해 들은 바로는, 아이아버지께서 강박증이 좀 있으시다고 하네요. 물건도 무조건 제자리에 가져다 둬야 하고, 정리 정돈도 중요시하시고, 무엇이든 제대로, 딱 들어맞게 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는 수시로 지적을 받게 됩니다. 보통의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수용되는 행동들이 영준이에게는 지적사항이 됩니다. 



물론, 아버님도 다른 의도로 그렇게 하시는 것이 아니고, 본인의 성향대로, 옳다고 생각하시는 대로 행동하시는 겁니다. 아이에게도 그렇게 가르치시는 것이고요. 하지만, 아버지의 기준에 맞추기가 어린 나이의 아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의 권위 때문에 하긴 하지만, 본인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긴장하여 틱 증상이 나오는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상담을 통해 이 부분을 인지하셨고, 아버님께 아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아이는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대신 아버님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시네요.



부모 입장에서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부모님 자신도 어릴 때,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을 수도 있고, 부모로부터 정서적이 배려를 받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저희 세대가 어릴 적에는, 부모님께서 먹여주고 학교 보내주는 기본적인 양육에 최선을 다하셨지, 아이들의 마음까지 고려하며 키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럴 여유도 없었고요. 



때문에, 부모님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원망과 상처를 갖고 사는 분들이 많으시지요. 오죽하면 '내면 아이'라는 개념이 나왔을까요. 



아이가 틱 증세를 보일 때, 일일이 반응하거나 교정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틱 증세가 없는 것처럼 의연하게 대응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께서 노력하고 계시니, 아이는 계속 좋아질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의 특이 행동이나 어려움에 대해 희망적인 것은, 환경 변화와 함께  행동 교정이 빠르게 된다는 점입니다.  



기대만큼 빠르게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고, 틱이 사라졌다가 다시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이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는지 살피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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