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에밀 쿠에(Emile Coue, 1857~1926)
에밀 쿠에는 프랑스의 약사이자 심리치료사로 자기 암시요법의 창시자입니다. 1882~1910년 토르와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중, 당시 신약을 찾는 고객들이 내용보다는 포장이나 선전에 따라 보다 강한 효과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최면술에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공부를 하면서, 환자에게 최대의 조건은 '자기암시'이고, 약물이나 다른 것은 매개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좋아지고 있다. 하루하루가 좋아지고 있다." 또는 "나는 고통이 줄어들고 있다."와 같은 언어 암시를 중심으로 했습니다.
그는 프로이트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항상 환자 옆에서 진료하는 치료사로서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지요. 모든 시술의 시작과 끝에 항상 자기 암시요법의 절대 원칙을 반복해서 환자들에게 각인시켰다고 합니다.
1. 상상과 의지가 충돌하면 반드시 상상이 승리한다.
2. 자신과 주변을 다스리는 모든 힘의 원천은 내 안에 있다.
3. 날마다 자신이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음을 소리 내서 되뇌라.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떠한 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자기암시법 1. 상상과 의지가 충돌하면 반드시 상상이 승리한다.
우리의 정신구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은 10%의 의식, 90%의 의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커다란 빙산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빙산은 해수면 위로 올라온 부분보다 아래에 잠겨 있는 부분이 훨씬 큽니다. 해수면 위로 드러나 있는 부분이 의식(10%), 물에 잠긴 부분이 무의식(90%)인 것이지요.
의식의 언어는 '논리', 무의식의 언어는 '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리와 상상이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요? 많은 분들이 논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대입니다. 논리와 상상이 부딪치면 상상이 무조건 이깁니다. 정신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무의식이 얼마나 중요하고 우리의 정신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길이 3m, 너비 30cm, 두께가 3cm인 단단한 강철판이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 철판을 땅에 두고 위를 걸어보라 하면 쉬울까요? 어려울까요? 쉽습니다.
이번에는, 고층 빌딩 두 개를 나란히 세운 뒤, 아까의 그 강철판을 옥상에 연결하고 유리막으로 바람과 소음을 모두 차단합니다. 그리고, 그 위를 걸어보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말씀 안 드려도 답은 아시겠지요.
같은 강철판이고, 외부 요인을 차단시켰으니, 논리적으로는 두 번째 경우도 쉽게 건널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주저앉거나 건너지 못하죠. 왜일까요? 이미 떨어지는 상상을 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평생 상상을 합니다. 아무리 안 하려고 애를 써도 어느 순간 머릿속에는 다양한 상상이 나타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적극적인 상상부터, '오늘 저녁에 뭐 먹을까?'하며 머릿속에 메뉴를 떠올려 보는 단순한 상상까지 끝도 없습니다.
상상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즉, 무의식의 힘이 강력하다는 뜻입니다. 내 무의식을 어떻게 다스리고 훈련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암시법 2. 자신과 주변을 다스리는 모든 힘의 원천은 내 안에 있다.
뇌의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성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최근 들어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 뇌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환경 변화와 훈련 등을 통해 신경을 재조직하고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훈련을 통해 뇌 기능이 좋아지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내가 어떤 자극을 주고, 어떤 행동을 반복하여 어떤 습관을 형성하느냐가 뇌의 신경회로 재조직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습관은 단순히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샤워를 하는 등의 물리적인 습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불러일으키는 감정적인 반응도 습관입니다. 어떤 감정을 느낄 때 자동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도 습관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무수히 반복되면, 뇌 속의 신경회로가 강하게 형성되어 아무런 노력 없이도 반응과 행동이 나타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러한 감정반응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이 일어나면, 그에 걸맞은 생각이 떠오르고, 생각을 하게 되면 행동이 따라갑니다. 감정이 바뀌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뀝니다.
예시를 들어볼게요. 밖에서 일하고 저녁 늦게 들어왔는데, 집안일이 쌓여 있습니다. 과거의 감정 습관은 '아, 피곤한데 이 시간에 들어와서 또 집안일까지 해야 해?'(분노) → '남편은 왜 오늘 늦는 거야? 먼저 와서 좀 해놓으면 안 되나?'(원망) → '아, 사는 게 힘들다, 힘들어.'(신세한탄)
매번 감정이 흘러가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고, 그에 걸맞은 부정적인 생각들, 그리고 그런 마음을 품고 하는 일은 더디고, 몸은 더 지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각성이 일어납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은 같아. 그런데 불평하면서 하면 일이 더디고, 기분이 나빠져서 몸도 더 힘들어. 그냥,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빨리 해치우자. 그리고 쉬면서 내 시간을 갖자!' 이렇게요. 그러면, 당연히, 일의 능률도 오르고, 감정 소모가 없어 몸 컨디션도 빠르게 회복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과거에는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선택을 했다면, 지금은 스스로에게 유리한 선택만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제가 상담하면서 자주 드리는 말씀이 바로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기적으로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책하고 원망하고 분노해 봤자, 상대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스스로를 힘들게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지요? 사랑하려고 애쓸 것도 없이, 스스로를 괴롭히지만 않아도 충분합니다.
이런 것들은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금방 바뀔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살피고,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멘탈을 관리하는 것의 출발입니다.
자기암시법 3. 날마다 자신이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음을 소리 내어 되뇌라.
상상의 힘, 무의식의 중요성은 이미 말씀드렸지요? 다행인 것은, 무의식이라는 것이 훈련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나의 노력으로 무의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부단한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죠.
에밀 쿠에는 날마다 자신이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음을 소리 내어 되뇌는 방법으로 암시 훈련을 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로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면 뇌는 그 말을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할 때의 나의 감정, 생각은 긍정적으로 흐르게 됩니다.
'날마다 점점 더 좋아지고 싶다.'도 아니고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도 아닙니다. 뇌는 상상과 실제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상상의 힘이 강력한 이유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상상하면 먹지 않았는데도 입에 침이 고이는 것, 뇌는 상상을 실제 일어난 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이미, 날마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외침으로써, 뇌가 실제로 받아들이고, 점점 더 나아지는 사람의 감정 상태, 생각, 행동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반복적인 암시 훈련으로 '어제와 달라진 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 외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매일 꾸준히 반복하면 내 목소리로 울리는 그 말이 익숙해지고, 이미 실현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가려 할 때, 순간적으로 알아차리게 됩니다.
스스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변화를 암시 문구로 사용하면 좋습니다.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에밀 쿠에의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를 반복적으로 되뇌면 됩니다. 일상의 작은 훈련으로 내면의 힘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