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예지 Jan 08. 2022

매사에 무기력하고 학습 동기부여가 필요한 아이



태영(가명) 이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남자아이입니다. 목소리가 작고 조용해 보이는 아이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과목도 체육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운동할 때의 모습을 확인하니, 자신의 신체활동을 컨트롤하고 몸을 쓰는 것도 또래에 비해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학교 공부에 대해 물으니, 수학이 어렵다고 합니다. 수학 과외를 꽤 오랫동안 해 왔다고 해서, 도움이 되냐고 물으니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적은 오르는지 잘 모르겠고, 불안한 마음에 끊지도 못하고 습관적으로 계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학이 제일 어려워요."

"그래? 과외를 하는 건 도움이 좀 되는 것 같으니?"

"네.."

"과외 하고 나서 성적이 좀 올랐어?"

"옛날부터 해서 잘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했는데?"

"... 초등학교?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요."



공부를 잘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답니다. 부모님께 성적으로 야단을 많이 맞는 것도 아닌데,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공부'를 꼽습니다. 꿈이나 하고 싶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그마저도 스스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대답하는 모습입니다.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딱히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공부를 딱히 잘 하고 싶은 생각도,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을 하루 3시간 정도 보는데, 주로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 부모님은 좀 줄였으면 좋겠다고 권유만 하시는 정도입니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누나와 먹을 것으로 많이 다툰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니, 말로만 들으면 중학교 3학년이라기보다는 더 어린아이와의 대화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태영이가 유별나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요?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 중 상당수가 무기력증과 학습동기가 상실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가, 부모가 정해준 목표와 시스템에서 모두가 한곳을 바라보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 시작도 하기 전에 자신이 없어집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에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낄 때 스트레스가 꽤 큽니다. 무기력해지고, 어차피 안 될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꼭 공부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공부는 잘 못해도, 운동에 푹 빠져 지내거나, 다른 관심거리가 있어 몰입하는 아이들은 무기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작은 성공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신은 잘 하는 것이 없고,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스스로 움직일 동기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공부가 목표라면 시험에서 10점 올리기, 공부에 영 흥미가 없으면, 1달에 책 1권을 읽고 기억에 남는 문구 베껴 써보기, 매일 1시간씩 운동해 보기 등 뭐든 좋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는 작은 성공 경험. 그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이 생기며, 다음 도전을 해볼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넌 할 수 있어!. 해 봐!"라고 이야기한다 해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해내고, 스스로 느껴야 합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과하게 보는 것도 일상의 무기력, 학습 동기 상실과 관련이 큽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이지요. 일상에 집중하지 못할 때에 디지털 중독이 시작됩니다. 



청소년 멘탈 코칭의 핵심을 '학습동기 부여'로 잡는 것이 이런 이유입니다. 공부를 잘해야지만 잘 사는 것도, 성공하는 것도 아닐 겁니다. 하지만, 공부라는 훈련을 통해 자기를 컨트롤하고,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을 하는 것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힘이 될 것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