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가장 괴롭히는 건 무엇보다 인간관계 문제다. 업무적인 일이야 처리하면 그만이지만 동료와의 갈등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며 악화되기도 십상이다. 좋았던 관계가 이해관계 문제로 틀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인간관계 문제가 직장인 스트레스 1순위임에 틀림없다. 답 없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모든 것이 당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이상적인 이야기는 개인에게 도움되지 않는다. 이상과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현실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직장인에게는 한낱 헛소리로 들릴 뿐이다.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빌어먹을 회사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
위 그림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문화를 표현한 카툰이다. 실적 달성을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모습이 아주 잘 표현되었다. 비인간적으로 보이겠지만 바로 이것이 회사가 만든 근무환경이고 목적은 볼 것도 없다. 경쟁을 통한 직원 길들이기가 바로 그 목적이다.
이는 기업의 성과분배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성과 분배를 위해 회사에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작업은 인간 줄 세우기다. 모든 직원을 등급별로 분류하고, 등급을 근거로 성과를 차등 지급한다. 상대보다 내가 더 잘 보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 몫을 빼앗긴다. 돈 앞에 장사 없고 동료도 없다.
일반적인 업무분장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기피하는 업무라도 누군가는 맡아야 하고, 가기 싫은 근무지라도 누군가는 가야 한다. 내가 편하려면 함께 일하는 동료가 불편해지는 수밖에 없다. 이는 직장생활 내내 동료와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고, 상호 간 소통과 협력이 잘 될 리가 없다.
우리는 이곳에서 하루 8시간씩 근무한다. 자연스레 사내 문화에 젖어들게 되고, 이러한 회사 생태계는 사람을 뿌리부터 바꿔놓는다. 그 결과 대부분의 회사에서 성숙한 인간관계는 사라지게 되었다. 실적 달성을 위한 생존 경쟁 아래 동료애는 남아나질 못했고, 가족 같은 회사는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회사의 현 상황은 마치 투견장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주인이 개를 먹이고 재우는 이유는 단 하나다. 개싸움에 이겨 나에게 돈을 벌어오게 만들기 위해서다. 개의 행복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싸우다 죽으면 다른 개로 대체하면 그만이고, 개는 하나의 소모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개 입장에서는 참으로 잔혹한 일이다. 살이 찢기고 피가 튀는 개싸움보다 더 가슴 아픈 사실은 살아 남기 위해 동료를 물어뜯어야 한다는 점이다. 싸우기 위해 태어난 개는 없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사력을 다해 싸우지만, 주인 입장에서는 한낱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좁아터진 철창 안에서의 개싸움에 넋이 나가면 안 된다. 이 모든 갈등의 원흉은 싸움을 부추긴 주인이다. 맛없는 개밥으로 우리를 농락하며 뒤에서 돈을 긁어모으고 있는 주인 놈이 가장 나쁘다.
이 문제는 직장생활 내내 우리를 따라다닐 것이다. 회사가 사활을 걸고 조직구조를 전면 개편해도 개선될까 말까 한 사안인데, 애초에 그들이 그럴 마음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보상을 담보로 한 경쟁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이상 현 시스템은 당분간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사내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려야 한다.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직장생활을 꿈꾸면 스스로가 힘들다. 개인이 잘해서 회사가 바뀔 것 같으면 지금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다. 갈등이 생기더라도 ‘여기는 그런 곳이니까’하며 웃어넘기는 쪽이 현명하다. 현실을 정확히 볼 수만 있다면 더 이상 쓸데없는 일에 감정 소모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