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리 May 13. 2024

봄 시편 9

봄은 술레

 햇살 느릿한  밭엔

지금 무엇이 자릴까요?

 상추나 오이 같은 잎 푸른 날들숨어


보일 듯 말 듯 

빛깔만은 따스하던

밭이 아직  있기는 한지요?


눈 속에도

가슴은 더워

꽃들조차 숨죽이고 핀다더


가끔은

우주를 품고도 넘쳐나

셈도 못한다더니


씨앗 보듬은

하룻밤 사이

만리까지 같다더니


바람결에 날아와

 담벼락에 몰래 숨어

그만 싹을 틔웠다더니


철벽옹성 쌓아

기대 마라 냉정하건 말건

연신 들이대 그 꽃씨들


민들레, 제비꽃, 달맞이처럼

발자국소리 들리지도 않아

감아줬다더니


시멘트 같 틈새

비집고 자리 잡아

냉큼 꽃 피우곤


밤마다 개구리 떼 지어 전하건만

그대 마음밭에는 지금

무엇이 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봄 시편 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