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 어떤 순서로 읽으세요?
해안 강민주
브런치 글,
여러분은 어떤 순서로 읽으세요.
최신글부터 읽나요.
아니면
관심 분야를 찾아 읽나요.
나는 처음 브런치에 들어왔을 때
아주 단순했다.
브런치에 들어간 날이면
그날 올라온 글을
그저
최신순으로 읽었다.
마치
막 문을 연 서점에서
입구에 쌓인 책을
차례로 펼쳐 보는 사람처럼.
그러다 어느 날
분야별로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감성 에세이,
사랑과 이별,
심리에 관한 이야기들.
마음이 끌리는 글을
천천히 따라 읽어 내려갔다.
가끔은 일부러
나와 결이 다른 글도 읽는다.
그 안에서
내가 모르던 세상을
배운다.
그리고
내 글에 라이킷을 남겨 준 사람들.
고마운 마음에
그들을 팔로우하고
그들의 글을 찾아 읽었다.
시간이 지나자
라이킷도 늘고
팔로우도 늘었다.
그때 알았다.
브런치에는
내가 모르는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순간
또 하나를 깨달았다.
모든 글을 다 읽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어느 날
나는 작은 실험을 해 보았다.
‘무조건 라이킷을 남기고,
내 글에 라이킷을 남겨 주는 분들의 글에는
꼭 댓글을 달자.’
나름 열심히 해 보았다.
그때
팔로우가 급격히 늘었다.
고2인 아들이
가끔 이런 말을 한다.
“서로 좋아요 눌러 주는 품앗이지.
엄마가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니까.”
그 말을 확인하는 순간
어딘가 서늘한 기운 하나가
마음속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내가 먼저 씨를 뿌리고
거두는 라이킷 농사.
그리고
댓글 품앗이.
그리고 어떤 글은
읽고도 한참을 망설이게 된다.
내 수준에서
어떤 댓글을 남겨야 할까.
그렇게 댓글을 달지 못한 글들이
마음속 숙제처럼
조금씩 쌓여 갔다.
그래서 이번에는
댓글을 남겨 주는 분들의 글을
먼저 읽어 보기로 했다.
그분들의 댓글은
이미 하나의 에세이였다.
감성이 가득하고
정성이 담긴 문장들.
나는 댓글을
읽고 또 읽으며
어느 순간
본문보다 댓글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그러다 문득
스마트폰으로 급하게 남긴
오타투성이 내 댓글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나는
글 발행 간격을
하루 한 번에서
이틀에 한 번으로
조금 늦추기로 했다.
그 시간만큼
다른 사람의 글을
더 읽어 보기 위해서.
그래도 여전히
나에게 보내 주는 관심에
다 보답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진지하게
일주일에 한 번 발행도 고민 중이다.
결국 나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시 읽는 방식을 고른다.
그럴수록
예의처럼 남긴 라이킷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내가 해보니
그 작은 손짓에도
시간과 마음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작가에게는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브런치에 들어와
누군가의 글을 읽는다.
그리고 또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라이킷 하나를 남긴다.
늘 감사합니다.
스트레스 없는 글쓰기,
스트레스 없는 글 읽기.
그 속에서
우리 모두
조금씩 성장하고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