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어느새 한달,

새로운 시작을 한 지 어느새 한달, 지금 난 어디쯤

미디어 산업에 뜻하지 않게 큰 사건을 겪고, 산업 변경을 준비한 지 어느새 한달이 지났다. 

그 동안 브런치 글을 쓸 여유도 없이 평일에는 학원에 가고, 과제를 하고, 영어 스터디를 다니고

주말에는 공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외국인들을 만나는 경험을 쌓았다. 


내가 들었던 무역 관련 수업은 무역에 대한 실무 능력을 쌓고, 결국엔 '취업'이 목표인 수업인지라 정말 공격적으로 이력서를 뿌리고 면접을 보러 다녔다. 

처음에는 해외 영업직무만 굳이 고집해야 하나 싶어서, 관심이 있던 다른 직무나 산업군도 지원하고 면접을 봤지만 그로 인해서 느낀 건 내가 원하는 방향성의 직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 해외 영업직 위주로 직무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지만, 준비하면서도 느낀다. 

"과연 내가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까?. 너무 다른 산업군에 아무생각 없이 그저 해외에 나가서 살아갈 경력과 기술을 만들겠다고 무역을 선택한 건 아닐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게 ... 내가 잘 나아가고 있는건지. 


올해 가을은 한국에서 방황하며 보냈던 것으로 기억할 것 같다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생각을 하고 간 일본 그리고 만난 사슴군. 그리고 지난 두달. 

가끔 잊혀져 갈 때쯤 잘 지내는지 연락이 오긴 했다. 그 후 나도 안부를 묻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 마지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이상 그 친구와의 추억들을 생각할 때 마음이 아프다기 보다는 '그때 재밌었지'라는 생각과 고맙다는 생각이 먼저 들곤 한다. 


내 유일한 장점이라 하면 안좋은 기억일 지라고 내가 정을 준 모든 친구들을 좋게 기억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나를 힘들게 하고, 슬프게 했더라도 결국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 이니까. 


 

소소하지만 나름 재밌었던 일상도 있었다. 

매일 지원하고, 면접 보러 다니고 공부하는 삶이었지만.

쉬는 시간 호다닥 나와 도시락 까먹던 순간들, 맨날 야무지게 도시락 챙겨오던 나를 칭찬하던 같은반 친구들. 

그리고 알바중에 감사하다고 손에 쥐어준 일본 과자. 


내가 학원을 가던 이유 중 하나 '모모'


학원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네일샵이 하나 있다. 그곳에는 이렇게 귀엽고 도도한 고양이 '모모'가 산다. 

이제는 자주 볼 수 없겠지만 언젠가 이대역에 다시 가면 꼭 모모 보고와야지.


늘 힘들다 바쁘다 정신없다, 나도 내가 뭐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짬짬히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잘 챙기고 있다.

외국인들을 만나는 게 좋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좋다. 

영어라는 툴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것도 재미있다.


좋아하는 것, 재밌는 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 같다. 

수년전의 나는 지금 이 나이에 이렇게 '영어'를 재밌어 할 지 상상도 못했겠지. 

생각해보면 내 주변 사람들도 내가 알던 수년 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다. 

각자 자기만의 방향성을 만들고, 경험하면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늘은 보면서 살아가자고 다짐했것만.

이 사소한 것 하나 지켜나가기 쉽지 않은 세상살이다.



작가의 이전글 발악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