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은 Apr 12. 2023

4개월 만에 드디어 단백뇨를 줄이다

교수님께서 더 이상 식단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작년 12월 처음 루푸스 신염 (4형) 진단을 받았을 때만 해도 나의 단백뇨 수치는 2000대가 넘었다. 사실 이 수치가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지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다. 신장염 환우분들을 위한 카페에 가입해 보니, 생각보다 심각한 단백뇨 수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장 질환자분들도 나에게 단백뇨 수치가 많이 높으니 저염식 저단백 식단을 꼭 지켜야 한다며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루푸스 신염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단백뇨까지 조절을 해야 한다.. 앞으로 저염식 식단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과 내 단백뇨 수치가 그렇게 심각하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적이어서 의욕을 잃고 잠깐 방황의 시간들이 있었지만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단백뇨 수치를 잡아서 신장 기능만큼은 망가지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또한 블로그에 앞으로 식단 관리를 해서 매일 먹는 식단을 올리겠다고 이미 공표를 해 놓은 터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계속 지키지 못하면 창피할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나는 6개월 안에

단백뇨 수치를 500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4개월 만에 단백뇨 수치 200대를 만들었다.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환우들의 후기 덕분이었다. 단 시간에 단백뇨를 줄이고 어떤 생활 습관을 유지했는지 이야기하는 환우분의 후기를 읽으며 나도 기필코 달성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처음 2000대가 찍힌 검사 결과지를 받았을 때만 해도, 두 눈을 의심했다.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검사 결과도, 혹시 잘못 나온 건 아닐까. 이게 정말 맞을까? 한 번 더 두 눈을 의심했다. 주체하지 못할 만큼 기분이 좋았다.


교수님께서 이 정도 수치는 단백뇨가 없는 것으로 봐도 무관하다고 말씀하신다. 이제 식단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교수님 입에서 그렇게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더 실감이 났다.


루프스 신염 조직검사 당시 교수님께서 루푸스 활성기로 인해 단백뇨 수치는 많이 높은 편이지만, 다행히 아직 신장 기능은 정상이라고 말씀하셨었다.






외래진료를 가기 하루 전 날이면 항상 잠을 설치곤 한다.

한 달간 나의 상태를 점검한다는 생각에 설레고 혹시 결과가 좋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인지 좀처럼 쉽게 잠을 자지 못하곤 한다.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한 달만의 외래진료는 나에게 한 달간의 내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지표와도 같다. 내가 한 달 동안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고 식단 관리를 했는데, 검사 결과라도 좋아야 보상받는 기분이 들 것 같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루푸스는 완치가 되는 질환이 아니라서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데 너무 한 달 한 달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에게 한 달 만에 주어지는 혈액 및 소변검사 결과는 또 그다음 한 달을 열심히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다. 검사 결과가 좋게 나오면 한 달간 열심히 관리한 나에게 주는 상인 것만 같아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사실 교수님은 이제 저염식 식단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내 건강을 위해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도 조금씩 조절하면서 식단 관리를 해보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로병사의 비밀 루푸스 편을 보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