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미용
지난달에 서른 살이 되었습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나의 20대가 끝났다는 사실에 조금은 침울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제 주위의 사람들도 이제는 예전보다 건강을 더 챙기고 열심히 노화방지에 신경을 쓰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눈가의 잔주름부터 머리숱까지 하루라도 더 젊게 살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찾고 앞으로도 그 수요는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젊고 어리고 예쁨을 추구하는 것은 치과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요즘에는 입안까지 더 젊고 건강해 보이려는 환자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특히 저는 환자들로부터 치아 사이에 검은색 삼각형 (Black Triangle)으로 보이는 빈 공간에 대해서 많은 질문들을 받습니다. 왜 치아 사이에 갑자기 이런 보기 싫은 공간이 생기는지,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를 할 수 있는지, 제가 환자들에게 말씀드리는 내용을 나누고자 합니다.
치아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보통은 치아 사이에 잇몸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치아 사이에 있는 잇몸을 인접면 간 유두 (gingival papilla)라고 합니다. 이 치아 유두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조직을 받쳐주는 치조골이 (alveolar bone) 있어야 합니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 만나는 부분을 인접면 접촉점 (dental contact)이라고 합니다. 이 접촉점과 치아 사이에 있는 치조골의 거리가 5 mm 이상일 때, 인접면 간 유두가 유지되기가 어렵습니다 (Figure 1). 연구에 의하면, 인접면 접촉점과 치조골 사이의 거리가 5 mm 미만일 때에는 인접면 간 유두가 98% 의 환자에서 유지가 되었지만, 6 mm 이였을 때에는 56%로 줄어들고, 7 mm에서는 27% 로 줄어들었습니다 [1].
이 거리가 멀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치아교정을 하고 난 뒤에 치아들의 새로운 접촉점들의 위치가 치조골로부터 멀어질 수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치아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가 있는데, 이때도 접촉점들의 위치가 바뀌면서 인접면 간 유두가 함몰될 수가 있습니다 [2]. 사람마다 치아의 모양이 각각 다른데, 치아의 모양이 네모나거나 둥근 모양 대신 삼각형의 모양으로 각진 치아들은 자연스럽게 접촉점이 치조골보다 더 멀리 있는 위치에 있게 됩니다 (Figure 2). 이런 경우에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치아 사이의 잇몸이 유지되기가 어렵습니다. 또 이를 닦을 때 칫솔로 세게 잇몸을 문지르면 잇몸이 마모가 되게 됩니다. 이럴 경우에도 잇몸이 마모되어서 치아 사이에 공간이 더 뚜렷하게 보일 수가 있습니다 [2]. 치주질환이 있어서 잇몸뼈가 사라지는 경우에는 치조골이 저촉점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되면서 치아 사이에 보기 흉한 공간이 생기게 됩니다 [2].
치아 사이에 잇몸을 복원하는 방법에는 원인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치아의 위치로 인해서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긴 것이라면 치아교정을 통해서 접촉 지점을 바로잡아 인접면 간 유두를 복원시킬 수 있습니다. 세모 모양의 치아의 생김새 때문에 접촉 지점이 높아서 치아 사이의 공간이 생긴 경우에는, 치아를 아주 살짝 갈아서 치아 사이의 접촉 지점을 잇몸과 가깝게 만든 후, 교정으로 치아 사이 좁혀서 인 면접 간 유두를 복원시킬 수 있습니다 (Figure 3). 비슷한 원리로 치아에 래미네이트 (Veneer)나 크라운을 씌워서 치아를 더 이상적인 치아의 모양과 접촉점의 위치를 바꿀 수가 있습니다 [2]. 다른 방법으로는 잇몸 사이에 빈 공간을 레진으로 채우는 방법이 있거나, 인접면 간 유두에 직접 필러를 채워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잇몸이 마모가 되거나 손상이 된 부위에는 케이스에 따라서 잇몸 수술로 치조골이나 잇몸을 복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잇몸 수술에는 여러 가지 방법과 종류가 있는데, 여기서는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3].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전에는 정확한 검진과 진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치과의사나 치주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치료보다 더 좋은 방법은 예방입니다. 치아 사이 검은색 삼각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부드러운 칫솔로 잇몸이 상하지 않도록 이를 제대로 닦아야 합니다. 치실도 바로 사용해서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치과검진으로 치주병을 예방하고, 치주병이 발견된다면 잇몸뼈가 사라지기 전에 미리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하지만 치아 사이에 있는 공간은 무조건 잇몸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치아 사이에 잇몸이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도 치아와 잇몸이 건강한 경우, 미용적으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아무런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잇몸을 유지하는데도 많은 돌봄이 필요한 것을 보면, 우리 몸은 정말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막 30대를 시작하며 후회 없도록 몸을 잘 관리해야겠습니다.
[사진 출처: https://www.drtamo.ca/black-triangle-dental-bonding-with-bioclear.html]
[Figures source: https://pocketdentistry.com/18-progressive-slenderizing-technique/]
References:
[1] Tarnow DP, Magner AW, Fletcher P. The effect of the distance from the contact point to the crest of bone on the presence or absence of the interproximal dental papilla. J Periodontol. 1992 Dec;63(12):995-6. doi: 10.1902/jop.1992.63.12.995. PMID: 1474471.
[2] Singh VP, Uppoor AS, Nayak DG, Shah D. Black triangle dilemma and its management in esthetic dentistry. Dent Res J (Isfahan). 2013 May;10(3):296-301. PMID: 24019795; PMCID: PMC3760350.
[3] Zetu L, Wang HL. Management of inter-dental/inter-implant papilla. J Clin Periodontol. 2005 Jul;32(7):831-9. doi: 10.1111/j.1600-051X.2005.00748.x. PMID: 15966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