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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래하는 짱쌤 May 17. 2022

교장 되니 편하겠다?

교장은 막강한 파워가 있다?

 교장이 되고 나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다. 

    

‘초등학교 교장이 직업 만족도 1위라고 하네요.
교장이 되면 수업도 안 하고 교장실도 따로 있으니 너무 좋을 거 같아요. 
결재만 하고 월급 받는 것 아니에요?
학교에서 교사들이 쩔쩔매지요? 
교장이 되니 편하지요? 
 교장의 권한이 막강하다면서요?’  
    

잠시 머뭇거리다 작은 목소리로 “네 좋아요.”하지만 속마음은 ‘에고, 모르시는 말씀. 그게 언제 적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옛날 교장들은 좋았을까요? 저는 이제 초보 교장으로서 고군분투하고 있어요.’하며 미소로 답한다.      


교육공무원이란 경력직 중 특정직에 해당되며 교육공무원의 범위는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교원 및 조교, 
교육행정기관에 근무하는 장학관 및 장학사,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 교육연구기관에 근무하는 교육연구관 및 교육연구사가 있다.      


국가공무원법 및 교육공무원법 제2조에 의하면 교장은 교육공무원이며 교원이다. 교원은 교(원) 장, 교(원) 감, 수석교사, 교사(1,2급 정교사, 준교사, 사서교사, 실기교사, 보건교사, 영양교사를 말하며 교육공무원법 제9조 교육 전문직원으로 장학관, 교육연구관, 장학사, 교육연구사가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에 교장의 임무는
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 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                                                                (통할이 총괄로 2021.3.23. 개정)     



 교무 통할(統轄)이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업무를 총체적으로 다스린다는 뜻으로 소속 직원 감독과 학생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법령상으로 교무 통할은 학교 기획과 사무·재무·시설관리로, 소속 직원 감독은 교직원 관리로 학생 교육은 교수·학습의 지원으로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 


 나도 교장이 되면 편할 줄 알았다. 그런데 결코 아니다. 

교장은 가르치는 일은 하지 않지만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에서 최종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교장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고 그만큼의 책무성이 요구된다. 업무상 결재권자이기 때문에 학교의 모든 크고 작은 일을 챙겨야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어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장이 되어보니 리더십도 있어야 하고 문제 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도 필요하다. 교장이 되기까지의 수고와 관계의 상처를 핑계로 교장실에 숨어 밀실 운영을 하려고 한다면 쉽고 편할 수 있다. 사람마다 자기 소견이 옳은 대로 답을 내고 행동을 하는 요즘의 교육 환경에서 누군가의 적당한 개입과 조정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교장의 역할이다. 조정과 개입에서 오는 피로감과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상당하다. 교직원들을 대할 때 따뜻한 리더십과 일을 처리함에 있어 지혜롭고 슬기로워야 한다. 어지간한 멘털이 아니고는 교장이라는 자리가 너무 어렵고 무겁다.      


  ‘사람이 많으면 바람 잘 날 없다 ‘는 말처럼 학교에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크고 작은 일이 항상 발생한다. 

모두의 요구가 다르니 그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합의점을 찾고 불만족 시 발생하는 민원과 안전한 학교 시설을 위한 노력, 우리 학교만의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 학생 생활지도, 교사, 성난 학부모와의 갈등 등 일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결정에 따른 무거운 책임을 지는 일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혁신학교가 되며 학교 문화도 민주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교장들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당시에 근무했던 나로서는 권위적인 의식과 행동, 꼰대 기질도 몸에 습관처럼 남아있다. 젊은 직원들과 학부모와의 의사소통에서 엄청난 차이와 간극을 느끼며 많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로 인한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선배 교장들의 푸념>


발령받은 후 교장단 네트워크에서 만난 선배 교장들은 불평불만이 상당했고 직업 만족도 1위가 무색할 정도였다. 선배 교장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학교,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로 가득했다. 내가 알기로 쉽게 교장이 된 사람은 없다. 자의 든 타의 든 본인이 선택해서 힘들게 경쟁하고 어렵게 된 교장인데도 막상 되어보니 학교도 구성원도 녹록지 않아 실제로 느끼는 만족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교사들은 교장이 교장실에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한다. 
누가 교장을 갑이라고 했나? 요즘은 교장이 을이다.
오히려 갑인 교직원의 눈치를 본다.
민원 때문에 교장이 너무 힘들다.
교사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 좋아한다. 
교사들만 신난 세상 아닌가? 
힘들고 고단해서 교장 못해 먹겠다”      


  쏟아지는 불평들. 아마도 푸념으로 한 말이 SNS에 올라가기라도 하면 사람들의 댓글이 줄줄이 달리면서 ‘그렇게 싫고 불만이 많으면 그만두세요. 누가 말리나?’라고 비아냥댔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교장의 자리가 편하지 않고 권한도 막강하지 않으며 아래에서 치받고 학교에서의 관계도 녹록지 않으니 교장들도 힘이 들어 사석에서 하는 푸념들이다. 처음 교장이 되어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고군분투하는 초보 교장인 나에게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교장의 모습은 어려움이 많고 상처받은 영혼들이었다.   (나는 초보 교장입니다. p32~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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