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회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아이들의 마음을 알리는 뜻깊은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2022년에 올린 첫 번째 영상에는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저학년 친구들을 위주로 인터뷰를 하였다. 우리 친구들은 어린이날만큼은 가족과 함께 키즈카페나 놀이공원에 가서 신나고 즐겁게 놀기를 바라고 있었다.
두 번째 영상에는 고학년인 6학년 친구들을 대상으로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 마음을 알아보고 싶었다.
“어른들이 하는 말 중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잼민이 같고 키가 작다는 말이요”
‘잼민이’ 나 ‘초딩’과 같은 표현은 온라인상에서 초등학생을 일컫는 말이다. ‘잼민이’나 ‘초딩’의 표현에는 어린이들을 서툴고 부족한 존재로 보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공부 좀 열심히 해!!” (학업성적)
“너보다 쟤가 낫네” (비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올랐는데 벼락치기 한거 아냐?”(깎아내림)
“너는 어려서 몰라”(무시)
“키가 작으니까 밥 더 먹으라고 할 때” (외모 비하)
“너는 왜 이것도 못하니?”(비난)
무심코 뱉은 어른이나 부모의 한마디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많다.
부모가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 부모의 기억에 없는 말 한마디가 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가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강요하고 협박처럼 들린다.
부모는 자녀가 조금 더 성장하라는 의미에서 말이지만 이런 언어습관이 반복되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틀어지고 깨지고 만다. 이런 상처, 비난, 모욕, 협박 등의 말에 아이는 상처를 받고 의욕이 떨어지고 상심된다.
아이들은 진심으로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니면 잔소리로 듣는 경향이 있다.
대화는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아이를 존중하지 않는 대화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 존중의 뜻은 나와 상대방을 공손하고 소중하게 대함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하고 높여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인터뷰에도 나타나듯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깨트리는 말로 비교, 판단, 무시, 비하, 강요와 지시가 있다. 비교, 판단, 지시는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이 생각 없이 자주 사용하는 말들인데 우리 친구들이 듣기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특히 ‘키가 작다’는 말은 외모 비하로 얼굴과 신체에 대한 평가는 관계를 망치고 깨트리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잣대로 다른 사람을 항상 판단하고 평가하며 살아간다. 그 외에도 비교, 무시, 강요 등의 말은 가까운 부모님이라도 자녀에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모님이 이런 말을 자주 쓰면 자녀의 자존감이 낮아지고 위축되기 쉽다.
또한 자녀도 부모의 언어를 따라 배우기 때문에 그대로 보고 사용하게 된다. 더구나 부모의 언어습관을 보고 배워서 평소에 자주 쓴다면 학교에서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내지 못한다.
두 번째 질문은 언제 부모님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나요?
“항상 사랑을 받고 있다.”
“엄마가 항상 저를 생각해주고 혼도 내지 않고 웃으면서 넘겨주세요”
“항상이요. always,”
“나를 안 좋아하면 밥도 안 해주고 귀찮아서 쇼파에 누워있기만 할 텐데 밥도 잘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셔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지고 싶은 물건을 사줄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사주실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요.”
“저는 부모님이 저를 도와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껴요.”
고학년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들에게 가지고 싶은 물건이나 음식을 사주거나 무엇인가를 해줄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인터뷰 중 “혼나고 있을 때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랑하지 않으면 혼낼 이유가 없잖아요”하고 확신에 찬 의젓하고 속 깊은 답변으로 나와 친구들을 놀라게 하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이들이 “허억~~ 명언이야. 엄마가 신경을 써주니까 화도 내는 거야”라며 공감을 해주었다. 속 깊은 우리 아이들을 어쩌면 좋을까요? 그 순간 카메라도 놀라 미끄러지며 팽그르르 돌았다.
“항상 사랑받고 있다”,“혼나고 있을 때도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 친구들은 부모와 애착을 잘 형성해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안정된 애착은 원만한 사회성과 행복한 생활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힘들거나 괴로운 일이 있어도 잘 극복하고 행복한 생활을 유지한다. 행복하다고 느낄 때 뇌가 활성화되고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다.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풍성하게 공급하는 가정이 건강한 가정이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자녀가 안심하고 긍정적이며 편안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장소 즉 가정을 제공해야 한다. 건강한 가정이 되었을 때 아이들은 공부도 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건강하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도 한 말씀씩 축하의 말로 응원을 해주셨다.
“너희들은 소중하단다.”
“건강이 최고!!”
“너희는 세상의 빛”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최고야, 사랑해!!”
우리 아이들은 미래 세상의 빛이며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들이다.
“잘하고 있어” “정말 잘하고 있어”라고 격려하며 눈을 맞추고 1:2:3법칙을 지켜 대화를 해보자. “한 번 말하고, 두 번 생각하고, 세 번 공감해주자.”
“어린이날을 축하해요.”
“뭐니 뭐니해도 밥심이 최고예요.”
“맛있는 급식 먹고 건강하게 자라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뛰어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 최고!!”
우리 친구들에게 최선을 다해 ‘최고의 한끼’를 준비해주시는 급식실 선생님들도 우리 친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우리 고학년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고학년 아이들은 부모님께 언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듣기 싫어한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첫째,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 아이의 단점, 다른 아이와의 비교, 어린아이라고 얕잡아 보고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야 한다. 둘째, 사랑과 애정을 듬뿍 표현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고학년 아이들이 부모보다 키와 몸집이 커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부모로부터 사랑과 애정을 끈임없이 확인하고 사랑과 애정표현을 듣고 싶어한다. 아이들도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조금씩 벗어나려 한다. 친구들과의 관계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에 부모와의 대화와 소통이 줄어들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발달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특성이다.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원할 때 충분한 사랑을 표현해주기를 바란다. 부모와의 긍정적 애착이 앞으로 아이들이 성장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가는데 큰 밑거름이 된다.
사춘기에 접어 든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요즘 아이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관찰하여 소통을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아이의 말을 많이 들어주고 말을 아껴라.
누군가 아이의 존재 이유는 “사랑받기 위함”이라고 했다.
늘 최선을 다해 사랑을 표현해주기를 바란다.
“딸, 엄마가 사랑해!”
“아들, 엄마가 정말 사랑해!!”
“우리 친구들!! 짱쌤이 정말 많이 사랑해.”
저자: 한선희 <결국은 부모의 말이 전부다, 미다스북스,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