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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노 Oct 08. 2022

Faust

0001

여름보단 차갑고

겨울보단 따뜻한 오늘,

저는 술잔을 비웠습니다


저에겐 분수에 맞지 않는

참 독한 술이었습니다


취기를 느끼고 나서야

무엇인가 잘못된 걸 깨달았죠


달콤함에 취해

점점 잃어 가는 나를

인지하지 못하였고


혼자, 이 술잔을

비우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이 술을

권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0002

술 냄새가 지독하게 배인

저의 종이가 말라갈 때 즈음


글과 함께 저의 이상을

하늘로 높이 올려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은 그대가

잠시나마 가던 길을 멈추고

푸른 시월의 하늘을 바라보며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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