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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노 Dec 11. 2022

반복

편집 / ep 1.

고(古)는 반복된다.


썩은 내가 진동하는

아름드리나무의 밑동을 베어낸다.


부식된 것들은

보통의 것과 감정 반응을 달리하기에


자신의 잘린 밑동을 숨기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잽싸게 다른 이파리로 환부를 가려본다.


시간이 흘러감에

상처를 바라보는 일은 줄어들었고

꽤 노련함마저 눈에 띈다.


새살이 돋고 있다.

그리고 다시 썩음을 반복한다.


계속 돋아 날 것이다.

나태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반복을 거부한다.

변모를 꿈꾼다.




하지만 모든 것은 순환이란

가역적 맥락을 끊지 못한 채

다시, 고(古)는 반복된다.


이 사실을 엄격히 수용한다.


그러나 나의 대부분의 시간은

그 입장을 역설하는 논리에 할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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