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ep 1.
고(古)는 반복된다.
썩은 내가 진동하는
아름드리나무의 밑동을 베어낸다.
부식된 것들은
보통의 것과 감정 반응을 달리하기에
자신의 잘린 밑동을 숨기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잽싸게 다른 이파리로 환부를 가려본다.
시간이 흘러감에
상처를 바라보는 일은 줄어들었고
꽤 노련함마저 눈에 띈다.
새살이 돋고 있다.
그리고 다시 썩음을 반복한다.
계속 돋아 날 것이다.
나태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반복을 거부한다.
변모를 꿈꾼다.
하지만 모든 것은 순환이란
가역적 맥락을 끊지 못한 채
다시, 고(古)는 반복된다.
이 사실을 엄격히 수용한다.
그러나 나의 대부분의 시간은
그 입장을 역설하는 논리에 할애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