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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샴페트르 May 26. 2022

해외에서 좋아하는 일을 공짜로 배우는 방법

해외에서 월급 받으면서 공부하기

 2015, 내가 프랑스에  가장 중요한 이유는 플로리스트 양성 학교에 가기 위해서였다. 프랑스로 떠나기   당시 피베르 디에르(Piverdier)라는 학교로 진학할 생각이었다.  학교는 앙제라는 프랑스 소도시 옆에 있는 플로리스트 양성 학교로 CAP (Certificat d’aptitude professuinnelle) 기본 플로리스트 1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프랑스에 왔다. 애초에  학교를 가기 위해 앙제라는 소도시 낭트대학에서 프랑스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어학을 마치고 어느 정도 불어를 알아만 들을  있었을  (아직 스피킹은 준비가 안됬었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을 때), 입학 준비를 시작했다. 피베르 디에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선 우선  번째로 500  정도의 학비가 있어야 했고,  번째로는 델프 (프랑스 언어 자격증) B1 필요했었다. 그런데 입학  준비를 하던  똑같은 cap 과정이 학비가 1000 원으로 오르고 델프는 B1에서 B2 훨씬 어려워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엄마의 말은 항상 옳다. 엄마가 자주    하나는 인생이  계획한 대로 되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때  말의 뜻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갑자기 바뀐 학교 정책은 내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벌써 프랑스에 왔는데 어떻게 되는 건가  인생… 어떻게든 되겠지?…


 2일간의 조금은 무기력한 나날들을 보내고  당장 내가   있는 일에 집중했다. 그럼 나의 다음 대안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 1000만 원을 학비로 쓸 수 있는가? 그럼 앞으로의 생활비 및 기타 여유 비용은? ->  No

CAP라는 디플롬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  그 당시 내 대답은 NO

 그리고 지금 당장 내 언어 실력에 B2가 되는가? -> 아니요, 델프 B2 시험 일정도 맞지 않았다. 시험 준비를 할 수는 있었지만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플렌 B를 생각해야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인터넷을 서칭 하며 내가 찾게  정보는 바로 CAP라는 자격증은 피베르 디에르라는 학교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 여러 도시에 있는 다른 학교들에서도 과정을 듣고 국가시험을   있으며, Apprentissqge (견습생) 정책으로 배우면 학비도 무료, 심지어 월급까지 받을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국에서도 자주 들어봤던 École Nationale des Fleuristes de Paris (파리 플로리스트 학교) 전화번호와 메일 주소를 확인 후 학교에 연락을 했다. 그리고 외국인도 apprentissage (견습생)형식으로 CAP 따는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프랑스에서 Apprentisage 제도는 꽃뿐만 아니라 제과제빵, 전기, 미용 등등 여러 분야를 무료로 배우며 일할  있는 좋은 제도이다. 사실 내가 지불하는 학비는 0이지만 나를 고용한 사장님이 대신해서 학비를 지불하기 때문에 학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습생 제도로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학업에 집중하고, 플라워 샵에서 실무 경험도 쌓을  있으며  월급도 받을  . 피치 못한 사정으로 원하던 학교 피베르 디에르를  가게 되었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공부도 하고 월급도 받을  있다니!

이건  1 2조를 넘는 1석 3조. 피베르 디에르라는 학교가 갑자기 학비를 2 올려 원하던 데로 진학하진 못하게 되었지만 1 동안 해보고 싶었던 카페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델프 B2 시험도 합격했으며 어학원에선 C1 디플롬까지 이수했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신나게  어학 공부까지 열심히 했던 1년이었다. 1년을  보내게 됐지만 오히려  기억에 많이 남는 참 알차게 보냈던  해였다.

카페 알바 가던 중 꽃길만 걷자며 찍었던 사진

 프랑스에서  학교에 입학하는  어렵지 않았다. 조금 어려운 점은 바로 나를 고용해줄 사장님을 찾는 , 나를 대신해  학비도 내주고 조금이라도 월급을  사장님을 찾는  제일 어려운 일이었다. 3월과 4월엔 낭트에서 어학원과 카페 아르바이트를 겸하면서 파리 낭트를 왔다 갔다 하며 나를 고용해줄 플라워샵을 찾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파리에서 낭트로 당일치기로 돌아와야 돼서 하루에 10 넘는 곳에 이력서를 돌리고 tgv(고속열차) 타고 돌아온 날도 있었다. 카페에 이력서를 내봤던 경험이 있던지라, 이력서를 뻔뻔하게 내는 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플라워샵에선 대부분 웃으며 상냥하게 이력서를 받아줬었다. 3 말쯤이었는데도 대부분 이미 다른 수습생들을 구해 팀에 TO 없었거나, 직원들만 고용하는 샵이거나, CAP 정말 꽃을 처음 만지는 초보들을 위한 디플롬이라 CAP수습생은 구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대답들을 받았었다.

 그땐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며칠간 프랑스 생활 중 처음으로 열이나 일도 못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바이트하던 카페 사장님이 파리에 아는 플로리스트분이 있다고 그분을 소개해주시겠다고 연락처를 주셨다. 직접 연락을 하고 플로리스트 분을 파리에서 뵙게 됐는데 그분은 그분 아내와 처제를 이미 직원으로 두고 있어 견습생은 필요하지 않았다.  플로리스트분은 경력이 오래된 분이셨고 가끔 École Nationale des Fleuristes de Paris (파리  학교) cfa94라는 학교에 심사하러 가시는 분이셨다. 그분은 나를 고용할 수는 없었지만  cfa94라는 학교를 소개해주셨다.  학교는 최종적으로 내가 CAP 플로리스트 과정을 듣고 디플롬 시험을 본 학교인데 내가 살던 Saint-Maur-des-Fossés라는 파리 동쪽 외곽에 있는 곳이다. 플로리스트분께서  학교엔 실력 좋으신 선생님들이 계시고 무엇보다 소수로 수업이 진행된다며 친히 학교에 데려다주시고 선생님들께 나를 소개해주셨다. 그리고 행정 처리하는 분께 혹시 견습생을 구하는 샵이 있으면 리스트  주시고    도와달라고 부탁도 해주셨다. 처음 뵙는 분인데 이렇게까지 도와주시다니 … 내가 인복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던 순간, 그분이 아니었으면  학교는 찾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cfa94 장점은 집에서 가까웠고 (걸어서 20 거리), cap 과정을 2년이 아닌 1년으로 들을  있다는 것이었다. École des Fleuristes de Paris (파리  학교) 내가 한국에서 들었던 학사과정은 프랑스에선 인정이 안돼 cap 과정을  2년을 들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1년을 줄일  있는    장점이었다. CAP 다음 과정인 BP (brevet professionnel) 과정은 2년이기 때문에 1년을 줄이는  굉장히 중요했다. 결국 다음  6  원하던 디플롬을 취득하고 9월엔 예정되로  École des Fleuristes de Paris 진학에 BP 과정을 수료할  있었다.


 계획되지 않은 일이 오히려 내게  좋은 선택지를 줬다. 엄마 말 대로 인생은 다 뜻한 대로 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재밌기도 하다. 너무  미래를 상상하며 좌절하기보단 지금 당장   있는 일을 으려고 노력했다. 가끔 너무 원하던 일이  되로 되지 않을 때가 있는가? 어쩌면 그렇게  되는 이유는   나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일지도?  오히려 좋아!라는 마인드를 갖게 된다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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