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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Apr 10. 2024

골목 수다

'찬우는 귀염둥이 수다쟁이'

시장을 가다가 골목에서 '찬우 아버님'을 만났다.

"아! 아버님 안녕하세요.

저번에 주신 샤인머스캣 정말 잘 먹었어요.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서 제일 달아요."

"아! 시골에서 가져온  것인데 모양이 좀 그래요."

"아니에요 너무 달고 맛있어서 혜란이 하고 남편 것  남겨 놓고 먹다가,

하도 맛있어서 우리가 그냥 다 먹었어요."

"저 번에 주신 '지우' 양말 잘 신기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지우'가 신으면 너무 귀엽고 앙증맞을 것 같아 양말을  6켤레를 사다 드렸는데

고맙다고 샤인머스캣을  3송이를  찬우 아버님이 놓고 가셨다.


"아줌마, 증기 기관차 알아요?" 찬우의 질문에

"뭐? 증기 기관차 잘 모르는데요"

"아! 그래요. 히히히"

뽐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오는데

"찬우야 아줌마한테 먼저 인사해야지" 아버님 말씀에

"아줌마,  안녕하세요. 그런데요 증기 기관차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요?"

"모르는데."

" 옛날에 영국사람 와트가 만들었어요"

"정말"

"그런데, 아줌마 증기 기관차 타 봤어요?"

"아니! 찬우야, 증기 기관차는 어떻게  달려 가"

"아!!! 그거여, 달리는 기차에 아저씨들이 석탄 넣으면 달려요.

아저씨들이 석탄을 삽으로 넣으면 연기가 나와서 달려요."

"아줌마, 기차 타 봤어요?"

"응, 옛날에 비둘기호 타보고, 지금은 KTX도 타봤어"

"어디 갔어요?"

"부산 갈 때. 찬우도 타 봤니?"

"아니요. 저는 엄마 차 타고 다녀요

"찬우야, 아줌마도 시장 가셔야 되고, 우리도 외할아버지 집에 가야 되니

인사하고 가자."아빠에 말에도 찬우는 끔쩍도 안한다.

수다가 그리운 찬우다.


"찬우는 할아버지집에 가니 좋겠네. "

"우리 할아버지는 새우깡 하고, 양파깡 하고 수박바를 좋아해요."

"정말! 그러면 할아버지 집에 갈 때 새우깡하고 양파깡 하고 수박바 사가지고 가니?"

"아니요. 할아버지가 그냥 사주세요. 할아버지가 수박바 엄청 좋아하시거든요."

"어! 할아버지 집에 갈 때는 찬우가  할아버지 사다 드려야 하는데

찬우는 돈이 없구나!"

"아니요. 저 돈 엄청 많아요. 저금통이 하나, 둘, 세 개 있어요. 돈 엄청이 많이 들어 있어 무거워요.

'지우'도 저금통 있어요."

"찬우야~~ 어서 가자. 엄마가 할아버지 집에 가려고 기다리신다"아빠가 재촉하자

"예~~"


"그런데, 아줌마,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차도 있어요."

찬우가 침을 꿀꺽 삼키며 또 이야기를 시작하러는 순간

"찬우야,  할아버지가 기다리시겠다. 어서가. 나중에 또 만나요."

"아줌마 우리 집에 놀러 와요. 과자 줄게요."

"그래"


4살 찬우는 호기심이 많고, 집에서 어른들과 함께 살아, 말도 잘하고 동네 어른들께 인사도 잘하고,

골목에 사는 어른들의 별명도 다 지어 준다.

나는, 그냥 아줌마, 혜란이는 예뻐서 딸기 누나, 앞집 아줌마는 고구마를 줘서 고구마 할머니,

교회를 다닌다고 교회 할머니, 과자 할아버지, 트럭 할아버지.

모두 어른들 뿐이다.

이 골목에서  아이들은 단 두 명 '찬우'와 동생 '지우' 뿐이다.

이 골목에서 뛰어놀 아이들은 다 어디 있을까?

골목에서 찬우와 지우가 어른이 아닌  또래 친구들이 뛰어놀길을 기대해 본다.


'찬우 엄마 이야기로는 새우깡과 수박바는 찬우가 좋아하는 것으로, 집에서

못 먹게 하니. 할아버지 집에만 가면  할아버지 손 잡고 슈퍼에 가서 사는  먹는 별미라고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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