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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May 05. 2024

사랑 사랑 ㄱㄴㄷ-2

성당 시니어 아카데미 개강

성당 시니어 아카데미가 드디어 봄학기 개강이 시작되었다.

어떤 수업을 하면 좋아하실까?  

어떤 분들이 오실지 설렘으로 기대를 하며 준비를 했다.

봄을 선물하자는 생각이 들어 

그림책 '사랑 사랑 ㄱㄴㄷ' 준비하고  팽이 접기를 준비했다.

11시가 되자 

한분, 두 분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건강하게 겨울을  잘 보내시고 또 만나기를 기대했는데

다른 분들이 오셨다.

어! 남자 분도 오셨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호칭을 정하기로 했다.

"저번 학기는 '어머님'으로 호칭을 정했는데 어떤 호칭을 쓰면 좋을까요?"

한 분을 손을 들어 

"선생님, 우리는 어머님 아버님이라고 부르시지 말고 이름을 불러 주세요.

어머님, 아버님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으니 여기서는 이름을 불러 주세요.

이름을 불러주는 곳이 없어요. 우리는 학생이니까 이름을 불러주세요."

"예, 그런데 이름 뒤에 선생님이라고 호칭을 더 넣으면 어떨까요?"

"좋아요" 활기차게 시작하였다.

책을 보여 주자.

"아이고 예뻐라, 아이고 귀여워라. 이런 책은 첨이네"

표지도 만져보고는

"아이고 미끈하네, 종이가 아니게 벼."

"쾡이가 나비를 보네."

페이지를 넘기자

"꽃 좀 봐! 예쁘네.  그림도 진짜 같이 그렸네."

'ㄴ'니은 하면 나팔꽃. 나팔꽃이 나팔 나팔 

"선생님들 아침에 나팔꽃이 뭐라고 나팔을 불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건강해요. 보고 싶어요."

'ㄷ' 디귿 하면 도라지꽃.  도라지 꽃이 두근두근

"언제 두근두근 하셨나요?"

"첫사랑 때 생각하며 , 손주 처음 보는 날, 처음으로 해외여행  놀러 갈 때."

ㅂ하면 벚꽃 벚꽃이 벙싯 벙싯 

"선생님 벙싯 벙싯이 무슨 뜻인가요? 처음 들어봐요!"

"예~~ 소리 없이 가볍게 웃는 모습요. 저도 처음 들어보는 단어라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쓰여 있어요."

"아!!!!"

"언제 이런 웃음이 나오나요?"

모두가 합창으로~~~~

손자 손녀 볼 때요

"인(人) 꽃이 최고야~~~"

"맞아요~~ 생각만 해도 좋아."

" 말하면 뭐해요 ~~ 매일 보고 싶지요" 그리움이 가득 찬 목소리이다.

연령에  따라 책을 보는 느낌이 다 다르다

어린이들 같으면 '선물'이라도 하는데 

어른들은 그저 '자식'과 '손자' '가족'이다.

어른들의 소원은 가족들과 어우렁 더우렁 탈 없이 살면 저절로 웃음이 활짝이라고.......

'ㅍ'피읖 하면 패랭이 꽃,  패랭이꽃이 팽글팽글 

"선생님들~~ 팽글팽글 도는 것은 무엇일까요?"

"팽이요."

"예~~~ 맞아요. 그래서 오늘은 팽이 접기를 하겠습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셔서 재미있게 놀아봐요."

"예~~~~ " 모두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선생님, 너무 어려워요. 집에 가서 혼자 못 접을 것 같아요." 투정도 하신다.

"맞아요. 요 팽이 접기가 최고 어려운 거예요. 이것만 접을 줄 알며 다 접을 수 있어요. 조그만 참아요."

"예~~~~"

"선생님,  다음은 뭐예요?"

교실은 삽시간에 공간 이동을 했다.

어른에서 아이로.......

함께 마음을 나누며 접은  종이 팽이를 돌려보면 

"와!!!! 너무 예쁘다. "

"우리가 잘했네." 

서로 격려하며 기쁨을 나누는 시니어 아카데미 선생님들의 모습이 참 좋다.

종이 컵으로 만든 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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