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소주 '한' 잔하자며
모인 친구들
오늘도 약속을 어기고
'스무' 잔을 넘긴다
날을 새며 자리가 익으면
꽃피는 지옥 같았다던
그들의 군대 이야기
지옥 맛 보았다는 그곳을
왜 그리 되새김질하듯
씹고 뜯고 다시 맛보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말하는
새보다 컸다는 모기도,
개보다 컸다는 쥐도,
뱀보다 길었다는 지네도,
세계 어느 기네스에도 기록되지 못했다는 사실
모두의 영웅담 속에
삽질 하나로 산을 평지로 만들었다는 땅개 친구도,
산소통없이 수심 백미터를 잠수했다는 수색대 친구도,
자주포를 북한에 잘못 쏴 영창갔다던 간부친구도
고참에게 여자친구를 빼았겼다는
보일러 병이었다던 친구의 말에
모두 입을 다문다
(글쓴이 맺음말)
군 생활을 통해 몇 가지 깨닫게 된 것
“이 또한 지나가더라”
“고생 끝에 골병들더라”
“군 생활 좀 편하려고 여자친구를 여동생으로 속여 고참과 편지하게 하면 절대 안되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