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마켓컬리가 자사 앱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컬리로그' 서비스를 선보였다. '컬리로그'는 컬리 앱 실행 후 하단 탭바에서 '#' 탭을 클릭하면 이용할 수 있으며, 레시피 또는 푸드 스타일링, 상품 정보 등을 주요 주제로 한다.
컬리로그의 기본 UX는 인스타그램과 굉장히 흡사하다. 컬리 회원이라면 누구나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고, 컬리 제품을 게시글에 태깅할 수 있다. 게시글에 태그된 상품을 누르면 바로 장바구니에 담긴다.
컬리로그 (출처 : 컬리)
그런데 컬리는 왜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었을까?
사실 무신사, 오늘의집처럼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버티컬 이커머스 서비스는 많지만, 컬리와 같이 이커머스 원툴로 크게 성장한 이후에 커뮤니티를 추가한 서비스는 흔치 않다. 이미 상장을 검토했을 만큼 큰 회사에서 단순 피보팅으로 커뮤니티를 넣었을 리는 없다. 영화를 만들 때 의미가 없는 소품과 대사가 없듯이, 서비스가 기능을 만들 때도 그냥 만든 기획은 없다...!
컬리는 어떤 전략과 의도를 가지고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었을지 한 번 알아보자. 여기에는 컬리가 처한 상황과 앞으로의 전략이 담겨있을 확률이 높다.
컬리가 직면한 현재 상황
1) 컬리의 상황
먼저 컬리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자.
컬리는 지난 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해 런칭 이래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손실도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비즈워치
그래서였을까, 컬리는 작년까지만 해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시장 상황 등으로 상장 계획을 철회한 상태이다. 이로 인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자, 대주주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식료품 및 생필품 사업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계를 꼽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실 컬리는 이러한 이유에서 뷰티컬리를 론칭하기도 했다. 화장품은 평균 객단가가 기존 주력 상품인 음식료에 비해 3배는 높고 무게도 적게 나가기 때문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좋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식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작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실제로 뷰티 제품이 컬리의 매출 성장에 유의미한 기여를 했다고 보이지만, 엔데믹 상황으로 원래 컬리가 주력하고 있던 식료품 분야에서 내식 수요가 감소하는 등의 요인이 작용했던 것 것으로 보인다.
(내식 :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식사)
2) 식료품 시장 업계의 상황
이번에는 좀더 시야를 넓혀서 컬리의 주력 시장인 식료품 시장 업계의 상황을 살펴보자.
사실 식료품 시장은 아직까지도 온라인 서비스의 침투율이 낮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과 네이버 쇼핑 등 여러 경쟁사들이 앞다투어 공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컬리 역시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출처 : 통계청(2021)
쿠팡은 식료품 시장에서 구매 비중을 32.7% 차지하며 1위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컬리는 8.4%로 1위와 많은 차이가 나지만 3위인 네이버쇼핑과 (7.7%) 격차가 적다. 심지어 네이버 쇼핑은 작년 대비 2.8%나 성장하며 빠르게 컬리를 추격하고 있다. 즉, 1위와는 차이가 많이 벌어졌지만 3위도 턱 끝까지 추격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조사에 따르면 쿠팡 & 네이버쇼핑 & 컬리를 이용하는 이유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쿠팡은 빠른 배송과 편리한 교환, 환불 시스템을 네이버는 멤버십 혜택인 반면 컬리는 제품의 품질과 차별성을 가장 장점으로 꼽았다.
오픈서베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p.20)
다만 품질과 차별성만으로 쿠팡과 네이버 쇼핑을 이길 만한 거래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온라인 식료품 업계에서 Key Success Factor로 꼽히는 것은 1) 빠른 배송과 2) 저렴한 가격이다. 빠른 배송의 경우 컬리 역시 새벽 배송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나(사실상 창시자...), 상대적으로 컬리는 차별성을 가진 대신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컬리의 단점으로는 가격과 포장이 거론되었다. 타 서비스 대비 높은 가격과 포장에서 나오는 일회용 쓰레기가 개선할 점이라고 고객들은 말했다.
컬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1위와의 격차를 줄이고, 쫓아오는 2위를 따돌려야 하는 이 상황.
배송은 이미 쿠팡이 넘사로 잘하고 있고, 가격을 무작정 낮출 수도 없고, 오픈마켓을 할 수도 없고…
컬리는 어떤 전략으로 이 상황을 풀어가고 있을까?
출처: 최고심
작년 기사에 따르면 2022년 컬리의 목표는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김슬아 대표가 직접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는 올해라고 해서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상장 이전인 만큼 기업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서는 거래액이 가장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1) 객단가 높이기 (한 고객 당 한번 결제하는 가격 높이기) 2) 고객 수 증가 (고객 모객) 3) 한 고객 당 구매 빈도 증가 (리텐션)
그리고 컬리는 이 세가지 방법을 여러가지 사업 전략에 녹여 거래액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1) 멤버십 출시 : 컬리는 ‘컬리 멤버스'를 출시해서 매월 이용로 1,900원이라는 타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10배 이상의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게 했다. 매월 2,000원 적립금 (여기서부터 이미 멤버십 가격을 뛰어넘는다..)을 포함하여 무료배송 쿠폰 할인쿠폰 등 5종의 쿠폰도 제공한다. 심지어 커피빈과 cu와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또한 제공한다. 쿠팡은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사용하고, 네이버는 멤버십 혜택이 커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컬리의 특성 상 (퀄리티 있는 상품을 선별하여 제공한다) 가격을 무조건 낮출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컬리가 선택한 게 바로 멤버십 혜택을 통한 할인이다. 구매를 해야 할인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구매횟수도 절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멤버십을 통해 리텐션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컬리 멤버스 (출처 : 컬리)
2) 팜게임 넣기 : 공동구매 서비스 올웨이즈에서 앱테크인 올팜을 넣고, 체류 시간 증대와 신규 고객 유입이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
컬리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앱테크 서비스인 마이컬리팜 기능을 오픈했다. 게임 속에서 작물을 키우면 해당 작물을 앱에서 팔거나 실제 상품에 교환할 수 있다. 해당 게임을 넣는다고 해도 사실 그 상품만 살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구매횟수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기 위해 체류시간이 늘어날 것이고, 새로운 친구를 초대하여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을 것이다.
마이컬리팜 (출처 : 컬리)
3) O2O 모델 개발 : 컬리는 CU와의 MOU를 통해 (1)공동 상품 개발 (2)충성 고객에 대한 혜택 강화 (3)CU 매장을 통한픽업 서비스 개발 등 기존의 컬리가 갖는 boundary를 넘어선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CU와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요즘 인기가 더 많아지고 있는 주류 상품군을 강화해 온라인 주문 및 오프라인 픽업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고객의 쇼핑 편의를 한층 더 높이는 전략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통해 컬리는 지금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상품군의 확대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사업 전략을 찾아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도대체 왜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었을까?
커뮤니티 서비스가 어떠한 효과를 가지고 있길래 컬리가 많은 전략 중에서 커뮤니티를 선택했을까?
그 이유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고객의 소비 여정(Customer Journey)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각각의 Customer Journey에 맞추어 커뮤니티 서비스가 줄 수 있는 효용성에 대해 좀더 분석해보자.
우선, Customer Journey는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계를 말하며
크게 1)인지 2)고려&구매 3)유지 4)옹호의 4단계로 구분한다.
Customer Journey
인지 (Awareness)
고객이 상품 및 서비스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게 되는 단계를 인지 단계라고 한다.
커뮤니티 기능은, 상품 및 서비스의 인지 단계에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커뮤니티에 고객이 글을 작성하게 되면, 해당 콘텐츠는 크롤링 되어 검색 엔진에 등록되게 된다. 그러면 기존에 컬리와 컬리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몰랐던 고객도 검색을 통해 컬리에 유입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인지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
고려 및 구매 (Consideration & Purchase)
고려 및 구매 단계는, 고객이 실제로 상품을 구매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실제로 구매하는 단계를 말한다.
브랜드에서 일방향으로 제공하는 광고보다, 고객이 직접 사용해보고 남기는 콘텐츠가 구매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내돈내산'이라는 키워드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 내 커뮤니티에서 고객이 직접 구매하고 남긴 콘텐츠들은 다른 고객의 상품 고려 및 구매를 도울 수 있다.
유지 및 옹호 (Retention & Advocacy)
고객이 상품을 구매한 이후에 해당 상품 및 서비스에 팬이 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우리가 ‘컬리’를 사용한다고 하면 그 사람에 대해 갖게 되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바로 식재료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하고, 한 끼더라도 예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라이프 밸런스가 잘 잡힌 그런 이미지 말이다. 그리고 컬리로그에 본인이 직접 만든 음식 사진을 올림으로써 이런 아이덴티티는 더욱 강화된다. 댓글로 소통을 함으로써 자신의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다. 즉,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어서 좋고, 컬리는 이런 고객들이 올려주는 컨텐츠들을 통해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더 공고히 할 수 있다.
커뮤니티 서비스가 효율적인 이유
Customer Journey 측면에서 봤을 때, 커뮤니티 서비스가 아무리 모든 터치 포인트에서 긍정적이라고 하더라도 ‘커뮤니티 기능' 자체가 가성비 없는 전략이었다면 재검토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서비스는 고객 경험 측면 뿐만 아니라 가성비 측면에서도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유형의 가치 (Tangible Value)
- 사회적 가치(Social Dollars) : 사람들이 같은 흥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은 구매 행동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여기서 얻는 경제적 가치를 social dollar라고 한다. 2012년 연구에 따르면 브랜드 커뮤니티에 가입한 고객은 19% 정도 더 많은 금액을 해당 브랜드에서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의 사회적 행동은 구매금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고객데이터 (customer data ownership) : 고객 데이터는 사업의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이지뷰, 방문횟수, 행동 퍼널 등을 분석하면서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고 구매 행동 및 여러 유입을 높이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는 힘이다!)
- 고객 확보 및 유지(member acquisition & retention) : 커뮤니티에 열정적인 유저면 자신의 지인도 커뮤니티를 해보라고 권유할 것이고, 이것은 서비스의 고객 유입비용을 현저하게 낮춰준다. 그리고 커뮤니티 내에서 서로가 많은 커넥션을 나눌 수록, 고객들은 커뮤니티를 즉 서비스를 떠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서비스는 고객 유입의 마진은 높이고 비용은 줄일 수 있는 것이다.
- 수익화 기회(monetization opportunities) : 커뮤니티의 퀄리티가 높아질 수록,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커뮤니티 내에 광고를 노출하는 단계도 있지만, 구독료를 지불하거나 또는 구매하는 등의 익스클루시브한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다. 파트너십을 맺어서 퀄리티 있는 브랜드 컨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다.
- 통제된 콘텐츠(controlled content) :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써드파티 sns을 이용하면 리소스는 덜 들겠지만 사실 그 sns들에는 너무나도 많은 컨텐츠들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브랜드 컨텐츠에 시선을 주기도, 유지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서비스 자체 커뮤니티에는 정말 그 서비스에 관련된 내용뿐이다!! 그래서 고객들의 브랜드에 더욱 몰입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사실 운영진은 퀄리티가 낮은 컨텐츠들을 필요에 따라 관리할 수도 있다.
무형의 가치 (Intaangible Value)
- 온라인 브랜드 옹호(online brand advocacy) : 커뮤니티 헤비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낼 것이고, 이는 브랜드가 더 성장하게 도와준다. 특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마케팅으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 실시간 피드백(real-time feedback) : 커뮤니티를 통해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더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피드백을 서비스에서 잘 반영하는 경우, 브랜드의 이미지는 더욱 더 좋아질 것이다.
- 신뢰와 브랜드 충성도(trust & brand loyalty) : 커뮤니티는 기업으로 하여금 강력한 유대감을 만들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 신뢰는 더 쌓이게 되고, 지속적인 참여는 브랜드 충성도를 더 높인다. 결국 이런 커뮤니티의 이점은 더 많은 구매로 이어지게 된다.
- 명확한 타겟 세그멘테이션(clear target segmentation) : 대부분의 브랜드는 인구 통계학적 또는 행동을 가지고 고객을 세그먼트 짓는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통해 공통된 페인포인트들로 고객을 분류한다면 더욱 더 최적화된 페르소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커뮤니티 서비스,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커뮤니티가 주는 장점이 이렇게 많다지만, 아무렇게나 만든다고 고객들이 몰려와서 쓰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를 어떻게 운영해야 질 좋은 콘텐츠가 계속 생성될 수 있을까?
커뮤니티 시드 만들기
손님들로 복작복작한 식당과 아무도 없는 식당 중에 정보 없이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콘텐츠가 있는 곳에 고객이 모여들고, 고객이 모인 곳에 콘텐츠가 생성된다. 커뮤니티 관리자는 첫 커뮤니티 시드를 만들기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성할 방법을 찾아내야 하고 꾸준히 콘텐츠를 운영하는 것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
자생하는 커뮤니티 만들기
많은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초기 유저 및 게시글 확보를 위해 포인트 지급 등의 보상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적당한 정도의 인센티브는 고객의 활동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좋은 전략은 맞지만, 계속적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동기는 금전적 보상과 같은 외재적 동기와, 성취감과 같은 내재적 동기로 이루어진다. 만약 외재적 동기를 강화하여 어떤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면, 결국 내재적 동기가 없어지게 된다고 본다. 다시 말해, 지속적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경우에 오히려 자발적인 행동 유도가 더욱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커뮤니티 참여에 대해 계속적인 보상을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자발적인 커뮤니티 참여를 저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외적인 보상이 아닌, 커뮤니티 자체에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구조로 설계가 필요하다.
친목질 방지
흔히 커뮤니티 내에서 내부 친목 집단이 형성되는 것을 ‘친목질'이라고 규정하고 금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적인 집단에서 내부 친목 집단이 생기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비주류/신규 멤버들이 커뮤니티에서 배제되고, 특정 인물이 ‘여왕벌'이 되어 여론을 형성하는 등의 현상이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결국 커뮤니티의 자정 작용을 파괴하고, 커뮤니티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등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커머스 내 커뮤니티에서의 친목질 역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컬리로그가 출시된 이후 특정 멤버들이 친목질을 시작했다고 생각해보자. 결국 해당 멤버들이 서로의 콘텐츠 위주로 여론을 이끌게 되면서, 신규 멤버들은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것을 주저하게 될 수 있다. 이 상태로 커뮤니티가 방치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커뮤니티 내 권력자가 된 ‘여왕벌'이 공동 구매를 열게 되거나 여론을 주도하여 멤버가 이탈하는 등, 커뮤니티 생태계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앱 내에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할 때, 친목질 등으로 인해 커뮤니티가 오염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중요하다.
마무리하며
랩업하자면 현재 마켓컬리는 거래액을 확대하기 위해 멤버십 출시, 게임 도입, O2O 강화 등 다양한 방향으로 기회를 찾아나가고 있다. 체류시간 및 구매 빈도를 늘리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더불어 컬리로그를 만듦으로써 Customer Journey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했다. 고객이 컬리 상품에 대해 인지하게 되고, 구매할 때도 고객들이 내돈내산으로 산 컬리로그 콘텐츠들을 보며 더 쉽게 구매하게 만들고, 같은 흥미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컬리에 대한 호감도 및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다.
컬리로그를 통해 기존 고객은 더 많은 시간을 그리고 더 많은 구매를 할 것이며, 지금은 구매를 자주 하지 않는 고객이더라도 콘텐츠를 보면서 잠재고객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신규 고객 유입 비용을 줄였으며, 유저들의 서비스 리텐션을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헤비유저
컬리는 오픈마켓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타서비스에 비하면 크기 확장에 약점을 지니고 있지만,
다양한 관심사가 가득한 오픈마켓에서는 따라할 수 없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버티컬서비스이기에 할 수 있는 (모든 카테고리의 이야기를 통한 대중성을 잡는 것이 아니라, 니치한 고객들이 가진 하나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컬리이기에)
심지어 ‘컬리스러움'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내세우고 싶어하는 고객의 아이덴티티를 잘 활용하여
컬리로그라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서비스 내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정말 많은 리소스가 투입되기 때문에 기획. 개발 그리고 운영 관점에서 고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흥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고 싶어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그 본성을 통해 새로운 매출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업적으로 도전해볼만 하며, 더 큰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