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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by 일상온도

우리는 모두 행복을 원한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보편적인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행복’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까. 누군가는 돈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사랑이라 답한다. 누군가는 그저 고요한 하루를 꿈꾸기도 한다. 나는 한동안 이 질문 앞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생각한 ‘행복’은 꽤 낯설게 느껴졌다.


어릴 적엔 성적이 오르면 행복했고, 조금 더 나이 들자 원하는 회사에 합격하는 것이 행복이라 믿었다. 그 목표를 이루는 순간마다 분명 기쁨은 있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며칠, 길어야 몇 주. 그다음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뛰고 있었다. 행복은 매번 도착하기 직전에만 반짝였고, 막상 손에 쥐면 사라졌다.



기대와 결과 사이에서


나는 종종 행복을 ‘성과’와 연결 지었다. 무언가를 이루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목표를 이뤄도, 그다음 날이 그리 다르지 않았다. 어제보다 특별하지 않은 오늘이 쌓이면서, 나는 문득 깨달았다. 어쩌면 행복은 도달하는 지점이 아니라, 머무는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늘 같은 대답을 한다. ‘해 질 무렵, 혼자 창밖을 바라볼 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그 시간, 아무에게도 설명할 필요 없는 조용한 평온이 찾아온다. 그 순간 나는 무엇도 쟁취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행복했다.



작은 순간의 발견


이후로 나는 행복을 거창한 무언가로 찾는 대신, 아주 사소한 것들 속에서 발견하려고 노력했다. 커피 한 잔을 내릴 때의 향기,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이 흘러나올 때의 미소, 좋아하는 사람이 웃는 얼굴. 그런 조각들이 하루 속에 숨어 있었다.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이 모여, 내가 말하는 ‘행복’이라는 전체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종종 불행하다. 비교에 휘둘릴 때도 있고, 불안에 잠 못 드는 날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모든 감정들 사이에서도, 나는 여전히 나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걸. 행복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 결핍 속에서도 반짝이는 무언가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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