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규앨범인 'MONTERO'를 통해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 또는 스토리를 풀어내는 것. 이것은 힙합 음악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매력 중 하나이다. 물론 대부분의 음악 장르가 이러한 주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보통 힙합만큼 깊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이 자랑스러운 모습이든, 본인의 치부이든 상관없이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될 때가 있다.
지금 힙합 씬에서 이와 같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래퍼는 바로 릴 나스 엑스(Lil Nas X)이다. 그는 2019년도 싱글 " Old Town Road"를 발표하며 빌보드 차트 최장기 1위라는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그는 이후 발매한 7 EP 의 7번 트랙 C7osure (You Like)에서 본인이 동성애자라는 걸 암시하는 듯한 이야기를 가사로 풀어냈고 7 EP의 커버에 등장하는 빌딩의 무지개 불빛을 트위터로 보여주며 커밍아웃을 했다. 이것은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선사했다. 또 가장 잘나가는 래퍼가 굳이 왜 커밍아웃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점을 일으켰다. 물론 힙합 음악을 하는 래퍼들이 본인의 정체성, 사상, 성향 등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은 멋있는 면모이지만 반대로 많은 안티팬들을 안고 갈 수도 있다. 릴 나스 엑스도 다르지 않았다. 여러 미디어에서는 그가 게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앞다투어 보도했고 몇몇 팬들은 실망감을 표현하며 그를 떠나갔다. 하지만 릴 나스 엑스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지속적으로 동성애자라는 걸 스스로 알렸고 이후 동성에는 그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되었다.
(7 EP 커버를 보여주며 커밍 아웃을 하는 릴 나스 엑스)
이제는 당당해진 릴 나스 엑스지만 반대로 안티팬들의 수는 점점 더 늘어갔고 공격 수위도 더 강해졌다. SNS나 겉으로 보기에 그는 논란과 관심을 단순히 즐기는 듯 보였지만 사실 그의 속마음은 온전히 그렇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그의방식 대로 속마음을 표출했다. 우선 동성애 혐오자들에게 그는 싱글 'MONTERO (Call Me By Your Name)'를 통해 기독교와 사탄을 언급하며 당당히 맞서고 그들을 조롱했다. 이렇게 공격적인 태도만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본인이 성소수자인 걸 선뜻 말하기 힘든 사회에서 소외당하며 살아온 과거 시절을 'SUN GOES DOWN' 을 통해 회상하기도 한다. MV를 보면 그의 아픔을 우리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25일 래퍼 다베이비(DaBaby)는 무대 도중 동성애를 혐오,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릴 나스 엑스는 19년도 9월 다베이비와 같이 'Panini (Dababy Remix)'라는 싱글을 발매했었다. 같이 작업한 래퍼가 그런 말을 한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상처받았을 것이다.
(‘SUN GOES DOWN’ MV 中 이성애자 커플로 가득찬 파티에서 혼자 동성애자인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릴 나스 엑스)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동성애라는 사실로 상처받아온 그는 이런 현실과 아픔에 지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발매 예정이었던 첫 정규앨범 명을 본명인 'MONTERO'로 정했다. 여기서 우리는 그가 '성소수자이든 아니든 나는 그 자체로 나다' 라는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걸로 엿볼 수 있다. 또 홍보 목적으로 앨범을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임신 분장을 한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걸 본 안티팬들은 여전히 그를 비방했고 릴 나스 엑스는 이에 대해 그만 하라고 말하면서 우는 영상을 틱톡에 업로드 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그의 첫 정규앨범이 9월 17일 발매 되었다. 이 앨범은 릴 나스 엑스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상처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해야 할지에 대한 태도가 여실히 담겨있다. 'INDUSTRY BABY'에서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망치지 않을 거야, 난 절대 숨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며 혐오자들에게 당당한 태도와 공격적인 어투로 경고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그가 받은 아픔들을 솔직한 감정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바로 'THATS WHAT I WANT'에서이다. 그는 이 트랙에서 단지 사랑을 주고 싶고, 받고 싶다며 울면서 좌절한다. 이 말고도 앞서 언급한 두 개의 트랙(MONTERO, SUN GOES DOWN)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릴 나스 엑스는 그의 정체성과 감정을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강하게 담아냈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임산부였던 릴 나스 엑스가 앨범을 출산하는 장면을 짧은 클립으로 공개했다)
현재 성소수자들이 받는 차별과 편견에 대해 공격적으로 맞서기도 하며 동시에 상처받는다고 말하는 그의 태도는 다른 성소수자들에게 용기를 줄지도 모른다. 그는 과거 한 TV쇼에서 실제로 나의 음악과 행동을 통해 나와같은 일을 겪을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성애를 지지하고 반대하고 이러한 의견과 상관없이 이렇게 사회적 약자들을 대표하고 문제의 중심에서 다방면으로 싸우고 있는 그의 모습은 존경받아 마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