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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Jun 14. 2024

생도마뱀을 먹어야 하는 미래를 피하려면

금융생활 가이드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머리가 두 개인 도마뱀을 씹어 먹고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맥스(톰 하디). 핵전쟁으로 사막이 돼 버린 지구를 떠도는 사람인데요. 맥스는 왜 도마뱀을 먹는 걸까요.



사막이 돼버린 미래의 지구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의 배경은 극심한 사막화와 온난화에 시달리는 미래 지구입니다. 핵전쟁으로 인해 지구는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사람들은 바위 도시 ‘시타델’에서 근근이 살아가죠. 뜨겁고 메마른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목을 축일 물도 마땅치 않은데요. 


이 와중에도 시타델의 독재자인 임모탄은 “물에 중독되지 말라”는 속 터지는 이야기를 합니다. 정작 본인과 지배층은 호사를 누리면서 말이죠. 이러한 폭정에 분노한 시타델의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와 맥스는 임모탄과 맞서 싸우게 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떠돌이 맥스에게 도마뱀은 훌륭한 에너지 공급원이었을 겁니다. 맥스가 도마뱀을 먹는 장면은 펄펄 끓는 지구가 인류를 식량난에 빠뜨릴 수 있단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죠. 

 


지구 온난화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제로 지구 온난화는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최근 하버드대 경제학자 에이드리언 빌랄은 지구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2%씩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 추세가 지속돼서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3도 상승하면 전 세계의 생산과 소비가 50% 넘게 떨어진다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에 버금가는 수준의 피해죠. 


굳이 연구 결과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인데요. 사과 한 알이 5,000원에 육박하면서 사과를 살 때도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형편이에요.

전문가들은 최근 사괏값이 폭등한 데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컸다고 보는데요. 사과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호냉성 작물’인데, 온난화에 따라 재배지가 점점 북상하면서 한반도에서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이 줄고 있어요. 



살기 위해 친환경 경영을 합니다


사과뿐 아니라 코코아, 올리브유, 커피 원두 등 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오르는 정도지만, 온도 상승이 계속되면 먹을 것이 하나씩 사라질 수도 있겠죠. 과거엔 먹거리로 치지 않았던 동식물이 식탁에 오르는 일이 빈번해질지도 모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최근 기업이 친환경 경영에 발 벗고 나서고, 소비자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건 단순히 ‘착한 행동’만은 아닐 겁니다. 피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에, 지구와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지금 다소 불편하더라도 생도마뱀을 삼키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글 박창영
매일경제 기자. 문화부를 비롯해 컨슈머마켓부, 사회부, 산업부, 증권부 등을 거쳤다. 주말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 OTT 영화 리뷰를 연재한다. 저서로는 ‘씨네프레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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