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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Jun 17. 2024

동해에서 석유가? 현실성은 어느 정도일까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포항 앞바다에 석유와 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분석 결과를 제공한 미 업체 ‘액트지오’를 두고 논란도 이어졌는데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는 시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어요



동해에 대규모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소식에 전국이 떠들썩해요. 다만, 축포를 쏘기엔 너무 이르고, 자문 업체의 신뢰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있어요.



드디어 우리나라도 산유국?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국정브리핑을 열었어요. 윤 대통령은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죠.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어요.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440조 원)의 5배 정도라고 하는데요. 매장 규모는 최대 140억 배럴로, 석유는 우리나라 전체가 4년, 천연가스는 29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해요.


▶ 발표 직후관련 테마주는 폭등

한국석유, 한국ANKOR유전은 동해 유전 개발과 별 관련이 없는 기업이지만, 이름에 ‘석유’나 ‘유전’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어요. 석유나 가스 수송관으로 쓰이는 강철파이프를 만드는 동양철관 역시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죠.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


이와 함께 시선을 끈 건 '액트지오'. 동해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지질탐사 업체죠. 대통령이 직접 ‘세계 최고 수준의’ 업체라고 소개한 것에 비해 규모도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라 온갖 소문이 돌았는데요. 액트지오 본사가 미국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라며 유령기업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죠.


사실 이미 15년 동안 동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가늠해 온 기업이 있어요. 호주 최대 석유 개발 기업 ‘우드사이드’.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사업 철수를 결정했는데요. 최근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액트지오의 분석을 믿을 수 있느냐는 의심이 쏟아졌어요.


게다가 검증 과정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자료를 2차 검증한 전문가가 액트지오 고문이 쓴 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논란이 커지자 액트지오 고문이 직접 한국을 찾았어요.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한편, 동해 석유 및 가스 발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액트지오가 세금을 체납해 미국 내에서 법인 자격이 정지됐다는 등 추가 의혹이 제기되며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죠.


석유 탐사, 성공 가능성은


현재 한국석유공사와 액트지오가 진행한 ‘물리탐사’ 과정은 전체 석유 탐사 과정 중 초기 단계예요. 심해에 직접 구멍을 뚫고 확인하는 탐사 시추 과정을 거쳐야 실제로 석유가 매장돼 있는지,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데요. 즉, 현재 단계에서 확신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뜻이죠.


정부는 빠르게 탐사 시추를 진행하겠다고 해요. 시추 성공 가능성이 20%로, 통상 석유 시추 성공 가능성이 한 자릿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다고도 덧붙였죠. 이미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초 글로벌 해양 시추 업체 ‘시드릴’과 계약을 맺고 시추선을 대여했는데요.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시추를 시작할 계획이에요.


문제는 비용.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 1천억 원이 들어간다고 해요. 시추공 5개를 뚫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최소 5천억 원이 드는 거죠. 민간 투자 기업을 찾지 못해 오로지 나랏돈으로 시추를 진행해야 하는데, 실패한다면 혈세가 낭비돼요. 이에 예산 심의 권한을 가진 국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와요.


‘영일만 석유 소동’의 재림? 
1976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도 포항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가 1년 만에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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