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잘하기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채권,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음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투자 목적에 따라 무엇을 보고 결정해야 하는지 참고할 수 있어요.
이자율은 낮아도 괜찮지만, 원금을 잃을 수 없다면 국채나 AAA 등급 채권을 추천해요. 국채/지방채나 AAA등급을 받은 공사채, 은행채, 회사채는 신용도가 높아 원금 손실 위험이 낮기 때문이죠. 은행 예금도 안전한 상품인데 왜 이런 채권에 투자하냐고요?
정기예금을 중도 해지하면 이자율이 크게 줄어요. 중도해지 이자율로 계산하기 때문이죠. 채권은 다른데요. 중간에 매도한다고 해서 무조건 이자율이 줄어드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그간의 이자는 물론이고 매도할 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을 볼 수도 있죠.
은행 신용등급인 AAA보다 낮은 A등급 이상인 금융채나 회사채가 좋아요. 이자율이 더 높기 때문인데요. 특히 1년물보다는 1년 6개월 ~ 2년물이 유리하죠. 1년물보다 이자율이 높고, 경제 상황이 변해 시장 금리가 많이 올라도 손실 위험이 낮거든요. 거래하는 증권사에 요청하면 시세에 가까운 가격으로 다시 사주는 경우도 많아 유동성이 좋은 편이에요.
장기간 쓰지 않아도 되는 자금이 있고, 이 기간에 꾸준히 이자를 받고 싶다면?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장기 회사채나 신용도 높은 금융기관이 발행한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하는 게 좋아요. 꾸준히 이자를 받으려면 신용도가 높아야 마음이 편할 테니까요. 장기 국채에 투자하면 더 안전하겠지만 이자율이 낮아 개인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죠. 금융기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많은 자산가가 노후 자금으로 선택하는 투자처이기도 해요.
■ 예금처럼 이자를 한 번에 받는 것 아닌가요?
채권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 달라요.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고 싶다면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를, 만기 때 한 번에 받고 싶다면 만기에 이자를 지급하는 ‘복리채'를 선택하세요.
경제가 좋을 때 수익률이 높은 주식과 달리 경제가 안 좋을 때 가격이 상승하는 자산이 있어요. 중장기 채권이에요. 그래서 주식과 중장기 채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투자 고수가 많은데요. 두 자산이 창과 방패 역할을 하여 결과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가 안전해지기 때문이죠.
투자 포트폴리오를 안전하게 구성하기 위해서는 만기가 5년 이내이면서 등급이 AA+인 채권이 좋은데요. 만기와 신용도가 시장의 평균 수준이기 때문이에요.
정부, 지방 정부에서 발행하는 첨가소화채*도 적절한 상품이에요. 신용도가 높으면서 일반 국채보다 이자율이 높고, 만기가 5년물인 상품이 많기 때문이죠.
소액을 투자해도 유동성이 좋은 편이라 만기가 다가왔을 때 적정한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어요. 이밖에 현재 금리가 높다고 판단한다면 10년물 내외인 만기형 ETF도 좋은 자산이 될 수 있죠.
■ 첨가소화채가 뭔가요?
집이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 등기나 인,허가를 등록하면서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채권이에요. 국민주택채권, 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채권이 대표적인 예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세금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채권이에요.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올라요. 그래서 금리가 단기간에 하락할 것을 예상하여 채권에 투자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단기에 자본 이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다면 채권의 평균 만기(듀레이션)가 길어야 해요. 그리고 유동성이 좋아 언제든 매도하고 나올 수 있는 채권이어야 하죠.
이런 수요를 가진 투자자에게는 유동성이 좋은 10년물 지표 국채나 10년 국채선물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는데요. 단 1억 원 이하로 단기 매매하고 싶다면, 시장을 추종하는 ETF가 더 좋을 수 있어요.
최근 들어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특히 달러 예금이나 미국 국채가 인기예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만큼, 주식이 갖는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죠. 브라질이나 인도 등 신흥국의 국채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여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도 많이 쓰여요.
글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신한자산운용 부사장(CIO)을 지냈다. 저서로는 <채권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채권쟁이 서준식의 주식투자교과서>,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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