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쓰며 인플루언서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는 시니어 작가다. 하지안 글로 밥먹고 사는 작가는 아니다. 돈은 노동을 하면서 벌고있다. 헬스장에서 주 5일 청소 알바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을 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7층은 필라테스 교육장, 8층은 헬스장이다. 1년 동안 넓은 바닥을 쓸고 또 쓸었더니 빗자루가 많이 닳았다. 빗자루 술은 듬성듬성 빠지고 짧아졌다. 빗자루가 짧아지면 허리를 더 깊이 숙이면서 바닥을 쓸게 되고, 빗자루 술이 적어지면 여러 번 빗질을 하게 된다. 한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다가 며칠 전에 사무실에 새 빗자루를 신청했다.
오늘 새 빗자루를 받았다. 문득 새 빗자루와 닳아버린 빗자루를 한자리에 놓고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다.
나는 과연 1년간 비질을 몇 번이나 했을까? 아마도 수천 번은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닳아버린 빗자루만큼 세월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다양한 상념에 젖게 된다. 보내버린 세월만큼 가까워진 죽음에 대한 묵상이 불쑥 찾아와 마음이 고요해진다.
나보다 4살이 더 많은 남편은 작년 12월에 은퇴했다. 돈벌이하는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나의 은퇴는 2년 뒤로 예정하고 있다.
나의 은퇴준비는 돈을 많이 저축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한 마음의 터전과 글 쓰는 기술을 갈고닦는 것이다. 오직 '글'로 평가받는 인플루언서에 도전장을 내밀고 매일 글을 쓰며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 돈이 되는 글쓰기의 바탕을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할 것이다. 주위의 시선을 끄는 힘을 가진 '문장력'을 키워 노후준비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서 젊은이들이 누린다는 꿈같은 현실인 노마드 라이프에 합류하는 것이다.
건강이 뒷받침될 때까지 차박 캠핑을 하면서 전국 일주하는 것이 남편과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글을 쓰며 전국 일주를 하는 상상을 매일 한다.
블로그 인플루언서를 통한 파이프라인 구축이라는 가슴 설레는 꿈이 있기에 청소 현장에서 시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글 쓰는 사람이 되는 명확한 목표와 방향이 있기에 일상에서 글감을 찾아낸다. 애써 찾아낸 글감으로 한편의 글을 완성하며 오늘을 의미 있는 과거의 시간 속으로 보낼 수 있어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