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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neur Jun 07. 2024

도시전설은 모두의 것이다.

 도시전설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보통은 공포스러운 괴담을 떠올리곤 할 것이다. 이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약간은 으스스하고 호러틱한 분위기의 내용들을 기대하고 나는 이 책을 처음 펼쳤다.


 아뿔싸! 그러나 처음 내가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을 땐 내가 생각한 것과는 조금은 차이가 있었다.


 뭐랄까 내가 기대하고 생각했던 으스스하고 호러틱한 이야기보다는 실제로 일어날 법한(?) 그리고 꽤 유머러스한 이야기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꽤나 으스스하고 소름 끼치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읽다 보면 어떤 내용들은 나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들도 있었고 살면서 처음 들어본 그리고 내가 직접 읽으면서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마치 온갖게 들어있는 도라에몽 주머니 같은 책이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은 정말로 살면서 한 번은 일어날 법한 그런 이야기들인 것이다.


 그런 도시전설을 모아둔 이 책. 두께부터 심상치 않을 정도로 많은 내용이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지만 정말로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듯하다.

 물론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짧은 듯하면서 정말 방대한 양의 내용의 도시전설들은 흥미를 끌기엔 충분했다.


 그래서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은 확실히 재미가 있었다. 누구에게나 이런 이야기들은 흥미가 있을 법하기 때문에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읽어도 즐거운 내용이 한가득한 책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즐거운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이라면 속을 채운 아기 시리즈나 핥은 손 이야기였다.

 내가 원래 이 책을 원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향후 집필할 소설의 주요 소재가 탐정이었기 때문에 무언가 도시 괴담스러운 즉, 스토리에 쓸 수 있을법한 이야기를 찾고 싶었던 게 주 이유였다.


 책을 읽으면서 괜찮은 아이디어들을 얻기도 했다.

 추리물을 기획하고 있는 입장에서 미스터리 한 이야기들 중 몇 가지는 변형을 통해서 충분히 써봄직한 내용들이 많았다.


 살인범의 이야기라던가 혹은 단순히 미스테리한 이야기 등.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없는 이야기일지라도 내게는 도움이 될 법한 이야기들. 이는 나를 제외하고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하게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다.


 물론 유머러스한 것들도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될 순 있겠지만 아무래도 큰 사건의 틀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 외에 조금 호러틱하거나 미스테리틱한 이야기들이 앞으로의 집필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저자의 해설 역시도 비슷하게 이용하기에도 용이하다. 누군가가 저자에게 제보를 한 케이스 혹은 저자가 직접 조사했던 내용 등등 충분히 참고해서 이용할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단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가끔 정말로 이해가 안 가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읽다가 보면 읭?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싶은 내용들의 도시전설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아마 내가 이해를 못 한 것이거나 혹은 시대적, 사회적, 문화적 이해가 떨어져서 이해를 못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자의 해석이나 혹은 적어도 옮긴이의 해석이라던가 조금 부연 설명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그 외에는 정말 흥미진진하고 알찬 구성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에피소드 중 하나

 개인적으로 언젠가 꼭 소재로 써야겠다 생각했던 에피소드였다. 살인범이 실상은 이미 범죄를 저지르고 2차 범죄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보하며 겁을 주는.

 그러면서 마치 장난인 듯 아닌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긴장감을 부여하는 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런 내용이 방대하게 들어있고 이 외에도 색다른 이야기들도 많았던 좋은 책이었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이 도시전설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자신들의 흥미를 이끌고 혹은 상대방에게 흥미를 주기 위해서 이런 도시전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또 들어서 전달하면서 결국 그 이야기의 끝에는 이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호하게 함으로써 즐거움을 얻곤 한다.


 우리도 어렸을 적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을 것이다.

 나도 아직 기억하는 하나의 이야기는 아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아이를 칠면조 대신 오븐에 넣는 식이었다면 우리나라식은 아이를 삼계탕에 닭대신 넣었다란 이야기였다.


 물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혹은 정말 단순한 도시전설인지는 내가 알아낼 수 있는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도시전설이란 것은 모호하면서 있음 직하다는 게 매력인 것 같다.


 약 1000p, 여기에 도시전설뿐만 아니라 저자의 해설까지 달려있다. 이 해설 부분이 좀 오묘한데 어쩔 때는 조금 지루한가 싶다가도 어쩔 때는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해주고는 한다. 이것 또한 하나의 또 다른 도시전설 같은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책은 절대적으로 재미있다. 이런 내용이 재미없다고 한다면 글쎄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인지 궁금할 정도이다.


 다만 솔직히 막 베스트셀러다, 명작이다 이런 것들이 아니다. 애당초 도시전설이 아니던가?

 도시전설이 희대의 명작이 될 수 없듯이 이 책 또한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고, 특히 1900년대 중~후반의 시대적, 사회적 ‘썰’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정말 괜찮은 보따리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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