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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연 Feb 16. 2022

코로나 대응 관련 기억

자가진단키트 등

1. Lateral Flow Test

우리나라에서도 방역 체계 개편에 따라 자가진단키트 사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새 학기에는 등원 등교 정상화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유치원, 초등학교에 무상 자가진단키트가 공급된다고 한다. 


영국에서 머문 1년 기간 중 2021년 3월부터 7월까지는 자가진단키트를 많이 사용했었다.

알파변이가 돌던 2021년 1, 2월 온라인 수업을 한 후 3월부터 lockdown을 완화하며 제일 먼저 학교 문을 열면서, 학교에서는 초등학생의 경우 parent or carer로 하여금(즉, 아이가 아닌 보호자) 주 2회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하여 NHS 홈페이지에 등록을 하도록 하였다. parent mail에서는 주마다 그 내용이 strongly recommended라고 안내되었고 기억하기로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경우는 80% 정도로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고 되어 있었다. 중고등학교인 Secondary school의 경우 학생 본인에 대한 자가 진단이 의무적 지침이었고, 교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었다.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National Health System이라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의료체계 하에 각 개인별로 GP(General Practitioner)를 지정하여 주치의 같이 그 의사(일반의)에게 진료를 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근간으로 한다. 우리 가족도 귀국하고 얼마 안 되어 NHS에 등록하고 가까운 일반의원 의사를 우리 가족의 GP로 지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NHS에 등록하면 NHS number가 각각 개인별로 부여되고, 우리 집 주소를 근거로 추천 GP 목록이 뜬다. 우리는 집에서 2분 거리인 Dr.***'s clinic이라는 곳에 등록을 하려 했는데, 거기 등록하려는 대기자가 많아 좀 기다려야 한다기에, NHS에서 추천된 다른 **** medical centre라는 곳에 등록을 했다.

영국 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GP의 경우 '***medical centre'라고 간판이 있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겉으로 보기에 일반 가정집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바로 Dr. ***'s clinic이 그랬다. 참고로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던 피아노 교습소 또한 우리나라처럼 ***피아노 학원(교습소) 등의 간판이 없이, 그냥 개인이 가정집에서  시간과 요일을 정해 놓고 방문하게 하여 교습을 해 주었다.)


영국에서도 인도 계열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학원 같은 곳에서 공부하는 시스템이 있었고, 그런 학원에서 어떤 명문학교(우리나라의 특목고 같은 Grammar school)에 몇 명이 합격했다는 현수막 같은 것도 얼핏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학습 보충을 위해선 개개인의 tutoring 등이 일반적이었고, 우리나라와 같이 학원이 일상화, 보편화되어 있다고는 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원도 어느 정도 돌봄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인정되지만, 영국에서는 그런 학원의 존재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아 온라인 수업 중에도 key worker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대면수업을 하는 등, 환경의 차이가 꽤 컸던 것 같다.

보리스 존슨이 '학교는 맨 나중에 문 닫고, 맨 먼저 문을 열어야 한다'며, 코로나 시대에도 총리가 직접 학교는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아이들의 'socialising'(미국식으로는 socializing이지만 영국식 표기법으로 해 본다) 기회 부여에 관한 학부모 인식에 대한 강한 기대 외에도, 그런 환경의 차이에 기인한 것도 있다고 생각된다.   


자가진단키트는 모두 무료였다. 우리 동네에 가까운 약국(chemist)이 두세곳 있었는데, 약국에서 내가 초등학생의 학부모라는 말을 하면 지급하는 형태였다. 한 약국은 이름과 NHS 등록번호를 적게 했고, 어떤 약국은 이름만 적기도 했다. 한번 약국 방문할 때마다 B5 용지 크기의 키트 한 박스를 주었는데 거기엔 7개의 키트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우리나라 자가진단키트에서 사용한 것에 비해 면봉의 길이가 훨씬 길었다. (면봉 길이만 봐서는 육안으로는 나중에 귀국 시 했던 PCR 검사할 때와 유사하지 않았나 싶다.) 처음엔 스스로 하는 것이 익숙치 않아 남편이 내 코와 입에 면봉을 넣었었는데, 눈이 매워질 정도로 아팠던 기억이 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처럼, 주로 일요일 저녁과 수요일 저녁 2회씩 검사를 했다.


한 가지 영국에 가서 또 놀랐던 것은, 애초 생각했던 것과 달리 영국의 코로나 검사 건수가 매우 많다는 것 때문이었다. worldometers라는 사이트에서 100만명당 검사 건수를 나라별로 집계하고 있었는데, 사실 우리나라가 엄격히 확진자 접촉자를 추적하고 검사를 해서 검사 건수가 당연히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확한 수치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영국이 건수상으로 우리나라의 거의 20배에 달하는 검사를 하고 있다고 보고되어 있었다.

그럼 PCR이 아닌 검사도 인정을 해서 이렇게 검사건수를 늘린 것인가 싶어 BBC 기사 등을 검색한 결과, 영국 역시 PCR 검사에 의한 검사만 공식 검사건수로 집계를 하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당시 무료로, 선별진료소에서만 검사를 하고 있었던 반면, 영국은 laboratory 등의 이름을 가진 연구소 등 정부에서 인증한 검사업체가 꽤 많았고(심지어 우리 집 근처 쇼핑 센터에서도 1층 spa 매장 한켠에 커튼 등을 두르고 가운과 방호 비닐(?) 같은 것을 착용하고 검사를 해 주는 분이 계셨다), 비용 면에서도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는 곳도 있었지만 각각 다른 비용으로 유료로 해 주는 경우도 있었으며, 전문의료인이 아닌 본인 등이 채취를 해서 검체를 우편으로 보내서 PCR 검사를 의뢰하는 경우까지 있기에 검사 건수가 그렇게나 많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영국에서는 일반인들에게도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신뢰도가 비교적 높게 형성된 편이어서, PCR이 아닌 주기적 lateral flow test의 효용 또한 꽤 믿는 것 같았다. 물론 BBC 뉴스에서는 3월에 무료로 그렇게 자가진단키트를 뿌린다고 했을 때, 위음성일 가능성도 있는 키트를 그렇게 무상지급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비판의견이 개진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아닌 부모에게 검사를 하도록 한 이유는, 당시 영국에서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코로나가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는 생각(만 11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마스크 착용도 면제[exempt]였다)과, 주로 학교와 동네에 국한된 아이들의 활동 범위와 달리 어른들의 행동 반경이 더 넓다고 본 때문이었다고 기억된다. 그러나 현재는,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있는 아이들 학교 친구들의 부모 말에 따르면, 오미크론 이후로 아이들도 주 2회 이상 자가진단검사를 하고 등교하도록 한다고 들었다. 

  

2. lock down과 furlough scheme

2020년 11월과 2021년 1,2월 영국에서 lock down을 경험했다. 2020년 11월에는 학교 등 교육기관은 열었기에, 주로 학교생활을 위주로 돌아가고 있었던 우리집에는 사실상 큰 타격은 없었다. 아이들의 악기나 스포츠 교습 등도 교육 목적의 이동인 것으로 허용되었다. 슈퍼마켓, 약국, 꽃집, 문구점(서점과 문구점을 겸하고 있는 WHSmith) 등은 문을 열었고 이발소와 네일 숍, 옷 가게, 성당 등은 문을 닫았으며, 식당과 까페는 포장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문을 열어 놓은 곳도 있고 닫은 곳도 있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에는 아이들 학교도 온라인 수업을 했고, 알파 변이에 대한 경각심 때문인지 2020년 11월보다는 사람들 간 이동이 좀 뜸해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코로나 초기에 큰 타격을 입고 lockdown을 겪었던 영국은, 그렇게 영업제한이 있을 경우 furlough scheme이라는 제도를 운영하였다(2020년 3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운영하였던 제도로 기억된다). 이는 국민들에게 월 소득의 80%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한 제도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일본인 지인 Yaska는 일본인 가정에서 Nanny로 일하면서 또 한국인이 운영하는 라멘집에서 알바도 하면서 '숲 유치원 교육' 공부를 하기 위해 독일로 떠날 꿈을 꾸고 있는 30대 초반 여성이었는데, 2020년 11월 lockdown 때 Yaska가 일하고 있는 라멘집은 포장으로만 운영하기에 곤란하여 문을 닫았지만 Yaska는 furlough scheme으로 80%의 월급을 받았다고 했다.

50대 후반의 영국 여성인 지인에게 '정부가 그렇게 돈을 많이 쓰면 나중에 어떻게 하려는 걸까?'라고 물어 봤더니 그녀는 기본적으로는 자기 알 바 아니지만, 각 나라의 경제가 세계적으로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자기네는 그래도 기축통화(key currency)국이라 빚을 내는 데는 좀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대답을 하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맘대로 돈을 찍어 낼 수는 없어도 기축통화국(파운드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는 거의 약화된 것 같지만)의 경우 나라빚을 내는 여지가 좀더 있을 수 있겠다는 정도로 이해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아니나다를까 나라의 재정이 부족해지니 2021년 예산안 계획과 관련하여 Rishi Sunak(인도계열, 1980년생) 재무부 장관은 법인세를 향후 몇 년에 걸쳐 올리겠다는 발표를 하였고, 비만으로 인한 건강 문제 개선 등을 위해 설탕과 소금에 붙는 세금을 올리겠다(비만 등의 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코로나에도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 등에 대한 소개와 함께)는 계획도 발표되었다(설탕세, 소금세의 경우 확실히 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얼핏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이, 우리나라 음식도 맵고 짠 것이 많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음식들이 그래도 상대적으로 담백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영국 식품들이 정말 단짠단짠했기 때문이다). 


3. 마스크   

우리 가족이 영국에 입국했을 당시 영국 일일 확진자 수는 800명대였다. 지금 생각하면 나름 소강기였지만, 당시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두세배 높은 수치였기에 우리 가족은 긴장 속에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만큼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이들 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큰 차이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지하철이나 버스, 실내 상점에선 마스크를 대부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네의 거리엔 Covid19 has not gone away라는 깃발이 몇 블럭 간격으로 펄럭이고 있었고, 대부분 천 마스크 또는 얇은 1회용 마스크이긴 했지만 노인들은 야외에서도 쓰는 분들이 계셨고, 버스에선 창문을 열고도 마스크를 쓴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야외에선 거리두기가 되고(영국의 공원들은 매우 드넓은 숲과 잔디광장 같은 공간들이다) 환기가 되니 코로나에서 안전하다고들 생각하는 경향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쓰지 않았다.


4. 백신 접종

우리 부부는 영국에서 2021년 4월 말, 6월 말 코로나 1,2차 백신을 접종했다. 당시 영국에서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사 것으로 예방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순서대로 2020년 12월에 마가렛 키넌 할머니가 화이자 백신을 세계 최초로 접종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고, 2021년 1월 AZ 백신의 접종으로 유통의 편의성 등 덕인지 접종 속도가 매우 빨라졌으며, 4월부터 모더나 백신도 접종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부부에게 NHS에서 문자 및 메일(뒤에는 우편으로도)로 예방접종가능 날짜가 5일인지 6일인지 선택지가 있었고, 각 날짜별로 시간대 선택지가 또 5,6가지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예약하지 않고도 walk-in으로, 언제든지 백신센터 방문을 하면 백신을 맞을 수 있기도 했다.


우리는 혹시나 평일에 주사 맞고 아프면 가족 전반의 생활에 타격이 있을 것 같아서, 일요일 오전에 맞는 것으로 예약을 했다. 백신의 종류는 선택할 수 없었지만, 일요일이었기에 큰 병원보다는 동네 GP에서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았고, 그렇다면 유통이 편한 AZ 백신일 확률이 높다고는 생각했다.

(영국에 있는 한국 엄마들이 모인 맘까페에선, 특히 walk-in과 관련하여 오늘 어디 백신센터에 가면 어떤 종류의 백신을 놔 준다 라는 정보가 매일매일 많이들 올라오곤 하기는 했다. 그래서 사실상 어느 백신을 맞고 싶으면 그 정보를 잘 체크해 보면 선택할 수 있기는 했던 것 같다. 화이자 백신에 대한 선호는 영국 내에서도 좀 있는 편이었고, 주변에서 나보다 나이가 서너살 어린 일본인 Yoshiko와 이집트 출신 Hend[모두 아이 친구들의 엄마인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거기서는 더, 안면만 트면 바로 누구 엄마라는 말보다 엄마의 이름을 부른다]는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고 했다.)

백신접종은 GP나 병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성당의 성전, 축구장 등도 백신접종률을 높이려는 영국 정부의 독려 속에 접종센터 역할을 많이들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의사'가 상주하는 GP에서 접종을 하기로 했고, 가서 무사히 접종을 마쳤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먼저 맞고 온 사람에게 백신 종류를 물어 보아, 우리가 간 그 백신 센터에서 그날 AZ 백신을 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들어가니 처음에 백신 자체에 대한 안내와 주의사항을 얘기해 주는 분이 따로 계셨고, 주사실로 들어가서 접종 후, 20분 정도 경과를 지켜 보다 가라는 안내가 있었다.

AZ 백신은 1, 2차 접종 간격이 4주~12주로 허가가 난 백신인데, 처음에 1차 접종을 하고 나서 또 문자 및 메일로 안내된 2차 접종 관련한 선택 가능 날짜들을 보니 11주~12주 간격으로 기본 설정이 된 것 같았다. 그런데 6월 들어 델타 변이 때문에 또 감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면서 1,2차 접종 간격을 당길 수 있으면 8주까지 당겨도 된다는 내용이 총리 및 보건부 장관(Health Secretary)의 브리핑 등을 통하여 발표되었고, 우리도 새로 8주 간격으로 예약을 해서 2차 접종을 마쳤다. 


우리가 귀국하기 직전 2021년 7월경에는, 지하철 무료신문 metro에 나이트클럽 옆에서 백신 맞는 20대 사진이 실릴 정도로, 어디서든 백신을 접종시키려는 영국 정부의 노력은 집요했다.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거부감도 크지 않은 편이어서 접종률도 빠르게 올라갔다.

백신에 대한 부작용 걱정이 당연히 있었을 텐데, 영국의 부작용에 대한 monitoring 방식은 이러했다. 일정 기간 데이터가 모였을 때, 임페리얼컬리지 런던 등 무슨 대학교나 연구기관의 명의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 같이 발표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실제로 부작용을 겪은 개개인의 일이 구체적으로 전해지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AZ 백신의 부작용인 혈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EU 일부에서 그를 이유로 AZ 백신이 거부되고 있을 때도, 물론 그 백신이 옥스포드대라는 영국인들의 자부심 가득한 대학의 연구라는 점이 투영되어 나라의 자존심 문제로 비화된 면이 크지만, BBC 방송에서는 AZ 백신을 맞고 혈전으로 사망한 남성의 누나가 나와서 '내 동생의 경우는 운이 없었을 뿐이다. AZ 백신이든 무슨 백신이든 백신 접종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한 길이고, NHS를 지키는 일이다'라는 인터뷰까지 나왔었다. (엄마들끼리 BBC가 그 누나를 매수한 것이 아닐까 라는 얘기도 몰래 나누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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