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나의 음성번호 48679 01179
90년대 후반 벌써 30년 가까이 지난 세월
주머니 속에서 작은 삐삐가 진동하면 심장이 먼저 반응하던 시절
우리는 숫자로 감정을 전했지
< 48679 01179 >
사랑해 친구 영원한 친구
너와나는 이번호가 서로가 정한 번호였지만
난 뒤에 01179를 자주 뺐었어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고,
난 사랑인데 넌 왜 자꾸 영원히 친구라고 하니
48679가 난 더 좋아서 그런데 표현할 용기는
삐삐 번호남기는 것 밖에 못했던 나는
다름사람과 만나는 널 보며,
교실뒤에서 창박을 보며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도 억지울음을 지었어
마치 문학소년처럼 ...
체대입시를 준비하는 남자놈이 낙엽보면서 우는 모습이
내 딴에는 무언가 센치해 보였거든
동전이 많았지만 그냥 음성을 너에게 남기고 싶어
"50원 남아있길래 음성남긴다"로 괜히 음성메시지를 보냈지
말 한마디, 목소리 한조각이라도 너에게 닿기를 바랬어
이제 아련한 기억이지만 아직 남아있다.
< 48679 011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