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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을 찾아서

기업분석/미국주식/포트폴리오

by 준원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이, 적당한 기업을 훌륭한 가격에 사는 것보다 낫다" -워렌버핏

'담배꽁초 주식'이라고 불리는 싼 가격 주식에 투자하던 워렌버핏은 찰리멍거를 만나고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는 퀄리티 주식으로 스타일을 바꿨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인 지금의 워렌버핏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워렌버핏과 찰리멍거

개인적으로 저는 '훌륭하다'라는 단어보다 '위대하다'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기에, 위대한 기업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습니다. 그럼 어떤 기업들이 위대한 기업일까요? 그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위대한 기업은 극 소수입니다"

오늘은 저만의 위대한 기업을 찾는 여정을 공유하며, 저의 포트폴리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려 합니다.


포트폴리오 구성

저의 포트폴리오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크게 1) 주식, 2) 현금, 3) 대체투자로 구성되며 주식의 경우 그 안에서 다시 위대한 기업 70%와 가치 대비 가격이 싼 기업(30%)으로 나뉩니다.

저의 포트폴리오 구성


위대한 기업의 6가지 조건

저는 크게 6가지 조건으로 위대한 기업을 찾았습니다. 각 기준들은 아래와 같으며, 짧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ROIC가 평균 10% 이상(최소 10년 이상)

ROIC가 높다는 뜻은 고퀄리티 기업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산식은 쉽게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ROIC = 순수한 영업활동 이익/영업투하자본

1) 순수한 영업활동 이익은 '세후영업이익(NOPAT)'을 의미합니다. 즉, 다른 활동으로 얻은 수익들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본연의 영업활동(사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의미합니다.

2) 영업투하자본(IC)은 기업이 본연의 영업활동을 하는 데 사용한 자본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자본에서 비영업성항목(현금 및 현금성 자산등)을 제외한 값을 사용합니다.


ROIC가 높은 기업은 아래 3가지 조건 중 하나를 만족해야 합니다.

1. 순수한 영업활동 이익이 높음 -> 매출 규모가 크거나, 영업이익률이 높음(가격결정력이 높음, 비용 절감을 잘함)

2. 영업투하자본이 낮음 -> 과잉 자본 투자 없이 영업활동이 가능함(투자한 자본대비 창출하는 이익 효율성이 높음)

3. 1번과 2번 조건 모두 만족


2. FCF가 연평균 10% 이상 증가(최소 10년 이상)

FCF는 '잉여현금흐름'을 의미합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에서 재투자(CAPEX)하는 돈을 빼고 남은 돈입니다.

FCF가 꾸준하게 증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1) 현금창출능력이 강함 -> 신규 자본투자를 하고도 기업 내부에 현금이 남는다는 뜻입니다.

2) 영업이익 증가와 비용절감

3) 기업의 경쟁력 -> FCF가 연평균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투자 매력도 증가 -> 기업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에게 돌려줄 돈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3. 오너어닝이 연평균 10% 이상 증가(최소 10년 이상)

오너어닝(Owner Earnings)은 워렌버핏이 처음으로 사용한 개념으로, 주주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될 수 있는 현금흐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소유권을 보유한 주주에게 귀속되는 돈이 많을수록 위대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너어닝 = 순이익(Net income)+감가상각비(D&A)-자본지출(Capex)

오너(=주주)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순이익에서 실제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인 '감가상각비'를 더해주고, 기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자본지출'을 빼줍니다. 이 금액이 온전히 주주에게 귀속되는 돈이 됩니다.


오너어닝이 연평균 꾸준하게 증가한다는 뜻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창출된 현금을 주주들에게 실질적으로 장기간 돌려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주가가 큰 변동 없이 꾸준히 우상향

변동성은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면서 적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위대한 기업은 변동성이 적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저의 투자 성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저의 포트폴리오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투자를 원합니다. 그렇게 남은 시간을 본업과 저를 성장시키는 데 사용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심리는 연약합니다. 수많은 폭락과 폭등에 감정적으로 휘둘리게 됩니다. 인간의 감정은 본래 주식시장에 맞지 않게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변동성이 적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의 조건에 넣었습니다.


5. 탁월한 경영자/창업자가 운영

자본주의는 숫자로 말합니다. 좋은 숫자는 기업의 주가와 연결됩니다. 하지만 결국 숫자를 만드는 것은 사람입니다. 탁월한 경영자와 창업자 그리고 임직원의 생각과 행동이 좋은 숫자를 만들어 줍니다. 그만큼 경영자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경영자와 창업자가 탁월한지는 매우 주관적이며 찾기 어렵습니다.

팀쿡과 스티브잡스

스티브잡스는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서 애플의 기초를 설립했으며, 독재적이며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그에 비해 팀쿡은 포용성, 효율성,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둘 중에 어떤 경영자가 더 탁월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는 탁월한 경영자를 선별해야 합니다


6. 소비자 독점 기업

소비자 독점 기업은 장기적으로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성등으로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소비자 독점 기업은 위대한 기업을 찾는 조건 중 하나입니다. 세계적인 스타트업 투자자의 저서인 '제로투원(ZERO to ONE)'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위대한 기업을 찾는 여정

저만의 위대한 기업의 6가지 조건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해당 기준으로 투자할 기업들을 찾아봤습니다.


1~3번 조건

우선 정량적인 조건인 1~3번을 기준으로 선별한 결과 7개의 기업을 찾게 되었습니다(*모든 기업을 찾아볼 수는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에르메스(HESAY)

코스트코(COST)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FT)

알파벳(GOOG)

페라리(RACE)

치폴레 멕시칸 그릴(CMG)


4번 조건

다음 기준인 '주가가 큰 변동성 없이 꾸준하게 우상향 하는 기업'으로 선별해 봤습니다. 각 기업들의 상장 이후 평균 변동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주식 시장의 평균 변동성을 VIX 평균인 20 정도로 가정하고, 그 이하의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코스트코와 에르메스의 변동성은 각각 18%, 20%로 평균 이하였고, 나머지는 평균 이상의 변동성을 보여줬습니다. 4번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은 두 기업으로 추려졌습니다.

기업별 주가 변동성

5,6번 조건

탁월한 경영자와 창업자가 운영하는지를 판단합니다. 또한 활동하는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지니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코스트코와 에르메스 기업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코스트코

코스트코는 공동 창업가인 '짐 세네갈'과 '제프 브로트먼'이 1983년 첫 매장을 설립했습니다. 그들은 '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경영을 이끌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물건 가격을 올릴 수 있는지를 고민했지만, 코스트코 경영진들은 어떻게 하면 가격을 낮춰서 소비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을 위해 몇 가지 규칙을 만들었고, 그 규칙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모든 상품에는 14% 이상 마진을 붙이지 않습니다.

개인 브랜드 상품에는 15% 이상 마진을 붙이지 않습니다.

핫도그 가격은 영원히 1.5달러(한화 약 2,000원)입니다.

남은 마진은 다시 고객들을 위해 사용합니다.

코스트코의 플라이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 원하는 것을 해주기 위한 전략을 꾸준하게 실행하는 것이코스트코 경영진들의 힘입니다.


또한 코스트코는 임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유명합니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급여를 제공하며, 업계 평균 이직률 60~70%에 비해서 10~20% 이직률로 높은 직원 만족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코스트코 창업주이며 1대 CEO인 짐시네갈을 시작으로 2,3대 CEO는 코스트코 창고 관리자 출신, 지게차 기사 출신으로 모두 코스트코 직원 출신입니다.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 점유율은 월마트 다음인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락인은 확실히 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멤버십 회원권 갱신율은 북미지역 93%, 글로벌 90%로 엄청난 충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가격 협상력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코카콜라와 스타벅스가 납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하자, 그냥 코스트코에서 해당 제품을 모두 빼버리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코카콜라와 스타벅스가 백기를 들었습니다.


2) 에르메스

에르메스는 1873년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가 프랑스 파리에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가족 경영을 이어오며 독립적인 운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르메스가문 전체가 7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경영자와 주주의 이익이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에르메스의 경영자는 주주들을 위해서 일합니다.


2014년에 취임한 현재 CEO인 '악셀 뒤마'는 가문의 6대손입니다. 그는 여전히 에르메스의 정체성을 고수하고 있으며, 미래의 트렌드도 따라가려고 하는 좋은 경영자라고 생각합니다.


에르메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품질 관리와 장인정신'입니다. 이것이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의 차별성을 만들어 줍니다. 기대하는 품질에 부합하지 않으면 생산하지 않습니다. 마케팅 부서가 없으며, 해당 비용을 최고의 소재를 구하고 장인들을 기르는 데 사용합니다.

https://www.hermes.com/kr/ko/content/272464-contemporary-artisans-since-1837/


에르메스가 품질에 집착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2007년 금융위기 여파로 금값이 치솟았을 때 가방 잠금쇠의 금함량을 낮추는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함량을 낮춰도 고객들이 당장은 알아챌 수 없지만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만, 8년 뒤 고색창연한 녹청을 띠게 된다고 장인들이 건의했습니다. 그 결과 비용 절감 아이디어는 즉각 폐기됐습니다.
에르메스의 장인들

에르메스는 동종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4년 초 중국의 침체로 거의 모든 명품 기업들이 성장성을 잃었지만, 에르메스만은 +15% 이상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고객들이 다른 명품들은 구매를 줄일 수 있지만, 에르메스 구매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에르메스 버킨백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기가 필요하며,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구매하지 않을 고객들은 없을 것입니다.


에르메스는 프리미엄과 독점성을 꾸준하게 유지했습니다. 아래 차트는 에르메스가 전 세계적으로 매장 수를 늘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고객 경험을 잘 통제하고 독점성을 강화하여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져옵니다.

에르메스 영업권자 및 자회사 수


앞으로 해야 할 일

제가 세운 조건으로 찾은 위대한 기업은 현재까지 두 기업입니다. 1) 코스트코 2) 에르메스

저는 두 기업 모두의 소유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습니다. 저는 위대한 기업의 소유권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기업 실적 성장에 수렴하는 가치를 얻을 것입니다. 조울증을 가진 미스터 마켓이 두 기업의 가격을 잘 못 측정하는 시기가 온다면 주저 없이 소유권을 늘릴 계획입니다.


오늘은 저만의 위대한 기업을 찾는 여정을 공유해 드렸습니다. 여러분들만의 위대한 기업은 어떤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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