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 with me
나와 춤춰요
life is a dream
인생은 하나의 꿈이에요
We can take the reigns...
우리가 이끌 수 있어요...'
조명이 꺼진 무대. 음악이 끝나고 사람만 남은 공연장은 으레 삭막하게 묘사되곤 합니다. 사실 빨간 장막을 열면, 밝은 봄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걸 나는 젊음이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젊음의 연극이 끝난 공연장 밖에서도 우리의 음악은 멈추지 않았으니까요.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해도, 삶이 이어지는 한 음악이 끊기는 법은 없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우리가 사무실에서 헤어져도, 우리는 마음속에 그날의 책상을 빼지 않았습니다.
겨울이 몰락한 풍경들이 시간처럼 소생하고, 달리는 시간 안에서 벗들이 추억을 수선하고 있습니다. 겨울의 뒤안으로 남은 꽃향기 아래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활기차다, 이따금 여백으로 연주됩니다.
젊은 날,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었습니다. 웃음으로 음악을 불렀고, 키보드 소리로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가로등이 켜진 거리는 언제나 흥성거렸고, 그곳에서 항상 춤 같은 삶을 바라왔습니다. 셋이서 다시 춤을 추는 미래는 불투명하여, 그럴 때마다 잔잔히 정적이 일고, 다시 추억이 춤을 추곤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세 여인은 갈라진 길에서도 서로의 책상을 빼지 않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오늘, 여인들은 함께 차를 타고 여행을 왔습니다. 맛집을 찾아다니고, 줄 서서 빵을 사기도 하고, 고소한 단맛을 씹으며 상품을 구입한 후, 각자 새 옷들을 걸치고서 바다로 갑니다.
마침내 바다. 그날도 지금도 여전히 바다는 노을 앞에 파도칩니다. 변한 건 오로지 마가 뜨는 탱고소리. 세 여인은 노을 진 붉은 무대 위에 봄옷만 걸치고서 다시금 가벼이 서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무대 앞. 세 여인 앞에는 아지랑이 아른거리는 바다 위로 낮게 포복해 있는 안개가 보입니다. 자욱한 안개는 오늘을 조금씩 쓸어내며 다음날을 베일로 감쌉니다. 안개에 닿아 올이 풀린 모래는 거품처럼 파도에 휘말려버렸지만, 어떻게든 다시 해안에 닿고자 했습니다. 상황은 제법 과거를 닮아, 우리는 굳건하고도 고요한 미소를 띠었습니다.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은 낯선 도시. 그리고 그 속에 정겨운 얼굴들. 가로등 속 얼굴에 의지하여 자박자박 길을 거닐었습니다. 어깨에 내려앉은 건 가로등 불빛만이 아님을 우리는 서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비 오는 고속도로에 다시 올랐습니다.
'follow me
나를 따라와요
into the clouds
구름 속으로
lift upon the breeze...
바람을 타고 올라가요'
물기가 묻어 찹찹한 도로를 다시 달립니다. 산들바람은 봄밤에 짙은 꽃향기를 몰고 옵니다. 몰락한 겨울에도, 끝나가는 탱고에도 다시 내일이 왔을 때 각자의 문서들을 완성하기 위해, 고속도로에 우정을 실은 차량 한 대가 집으로 달려갑니다. 조명이 다해가는 공연장, 낮은 다 지났어도 음악에 끝이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예전에 함께 듣던 또 다른 음악으로 방울방울 추억을 만들고 있었고, 빗물은 차유리를 거슬러 올라가며 우리를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고자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