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g Jay Oct 15. 2024

그녀 이야기

인식 1

나의 기억에 그녀는, 가방을 휘두르고,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우리들이 잠든 방에 몰래 들어와 아랫목에 발을 넣고 울거나...그랬다. 4~5살 경, 어디선가 흐느끼던 소리에 깨어보면 아랫목에 발을 넣고 흐느끼던 그녀가 있었다. 그런 날이면, 반드시 그 다음 날, 그녀는 집을 나갔다. 


한 번은, 목욕을 간다며 우리들을 모두 데리고 나가서는, 우리만 집 앞에 덩그러니 놔두고 돌아오지 않았고,

어떨 때는 나만 데리고 나가서 용산이나 더 멀리는 대구 어느 곳에 버리고 가는 일이 흔했다. 


지금, 나는 그때 그녀보다 훨씬 많은 나이가 되었다. 이제와 돌이켜 보니 아마 그 당시 그녀 나이 고작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이었을까.


........ 내가 어른이 되어서 곰곰이 생각이란 것을 정리한 지 벌써 10년째인가....계속 드는 생각은, 그녀에게 아직 묻지 못한 질문과 답을 찾지 못한 의문 그리고 끝끝내 받지 못한 사과였다. 그래서, 난 아직 그녀를 용서하지 못했고 떠나 보낼 수도 없다. 


"왜, 도대체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밖에 못 살았을까?"



작가의 이전글 나의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