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감'을 하고 있나요?
동양과 서양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모티콘과 각 문화적 성향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표정을 읽을 때 동양에서는 눈에, 서양에서는 입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동양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눈의 모양을 변주하는 반면 서양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입의 모양을 다르게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 >< ㅡㅡ
:) :( :/ :-)
간단한 예시는 이렇습니다.
물론 이는 기호를 사용해 문자 보내던 시절에 좀 더 근접한 이야기고, 지금은 모든 종류의 표정과 감정과 행위 구현이 가능한, 심지어 말을 하고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대화하는 시대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어떤 통찰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렇게나 눈의 표정을 중요시하는 민족이라고요!
우리의 눈에는 헤아릴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이 맺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눈을 보며 느낄 수 있어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사람들은 종종 “말하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고들 합니다. 정말 모를 수도 있죠. 그러나 이는 많은 경우 상대가 절박하게 뿜어내는 눈의 표정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파고들어 내면을 바라보고 공감하며 나아가서는 연대하는 것에 우리는 익숙하지 않고, 사실 그건 머리와 마음을 함께 써야 하는 피로하고 복잡한 일이기에. 그래서 우리는 그저 피상적인 눈 맞춤뿐으로 섣불리 공감을 남발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너무 쉽고 간단하게 공감을 말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공감은 결코 쉽지도, 편안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조금 불편할 때 타인이 나에게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나는 다 안다고 지레 짐작하고, 공감에 능하다고 자만하는 대신
어려운 공감을 더듬어 찾아가야 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어떤지,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어떤지,
모두가 사유하는 일상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