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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며 내삶을 '파이팅!' 할수 있는 힘을 얻는다

청룡 30년을 지켜온 김혜수 배우님과 나의 직장생활 30년이 닮았다.

by 김라미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김혜수 배우에 관한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 몇 년 전 청룡영화제 30년 김혜수 고별 무대를 보며 큰 감동을 받았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배우가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잡음 없이 큰 무대의 메인 사회자 자리를 지켜온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해 보인다. 김혜수 배우가 그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자기 관리를 해왔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제에 참석한 모든 배우, 관계자들이 그녀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 그간의 노고에 감사와 찬사를 아낌없이 쏟아 내었다. 김혜수 배우는 평소 철학, 역사 등 많은 책을 읽으며 삶의 중심을 잡아왔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었다. 내면적으로도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다.


나도 올해로 직장 생활 30년 차를 맞았다. 평생 자신의 일을 하며 30년의 시간을 꾸준히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고된 일이 아니다. 김혜수 배우 역시 보이는 화려함 뒤에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감내하며 견디고 버텨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을 것이다.


나의 평범한 삶을 김혜수라는 스페셜 한 멋진 배우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누가 보면 말도 안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김혜수라는 배우가 30년을 자신의 자리를 단단하게 지켜오기 위해 노력해 온 그 힘과, 내가 30년 동안 중심 잡고, 또 중심 잡으며 성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 온 그 힘이 참 닮았고 같은 에너지라 생각한다.


브런치에 '소수민의 직장생활'이라는 내용으로 글을 쓴 지 2개월 정도가 되었다.

내게 브런치 글쓰기는 언젠가 해봐야지 하는 막연한 무엇이었다. 그것이 이렇게 빨리 앞당겨 질지는 몰랐다. 직장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정체된 현실의 답답함을 느꼈다. 현실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글로 터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브런치는 새로운 돌파구였다.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이 더 건강해지고 단단해진 것 같다. 자존감을 많이 회복한 것 같다. 글을 쓰기 전에는 다수 중심으로 돌아가는 회사 조직이 소수인 나를 가혹하게 평가하는 시선에 구속되는 마음이 컸었다. 그래서 더 우울하고 위축되는 때가 많았다. 다수 중심 조직이 소수인 나를 평가하는 그 잣대는 마치, 열심히 살아온 내 삶 전체를 낮은 점수로 평가하는 느낌마저 들어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다. 그래서 반감이 들 때마다 속으로는 치열한 싸움을 하듯 혼자 끙끙대며 그 마음을 공부하며 살아온 것 같다.


이번에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의 존재에 대해서 더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다수가 중심이 된 조직 안에서, 소수자인 나만 녹아들지 못하는 부유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다수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저항과 충돌처럼 비쳤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나의 고유성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노력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나답게 잘 살아왔다는 것을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조직이라는 특성 자체가 효율적 측면에서 다수 중심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소수의 입장이 그리 중요하진 않을 것이다. 나의 글이 소수를 바라보는 기울어진 시각을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에이~ 모르겠다, 기울어진 시각이라 표현했지만 조직을 전체적으로 운영하다 보면 그 자체가 완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지금도 한 번씩 그때의 김혜수 배우님의 고별 무대를 찾아보기도 한다. 그녀에게 보내는 청룡 30년에 대한 찬사이지만, 그 찬사를 통해 나의 삶을 크게 응원받고 지지 받는 감동은 여전하다. 김혜수라는 여자는 멋있고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마치 여자들의 롤 모델 같아서 우러러 보이고 든든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지금 나의 현실이 유리천장에 갇힌 듯한 답답함을 넘어 내 삶을 좀 더 긍정적 시각으로 끌어안으며 다시 한번 파이팅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동안 라미 작가의 '소수민의 직장생활'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꿈만 같습니다. 주말마다 노트북 앞에 앉아 어떻게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글을 연재하면서 직장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쓸 수 없어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었지만 현직에 몸담고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이번 화를 끝으로 '소수민의 직장생활'을 완결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내용으로 시즌 2도 연재할 계획이 있으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연재할 글은 삶 속에서 마음을 공부하는 방법에 관해 쓰고자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마음을 공부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마음을 공부하며 삶의 깊은 뜻을 배워가는 저의 모습과 많은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마음 일기를 바탕으로 글을 쓸 계획입니다.


다른 사람을 만나려 하기 전에 먼저 내 마음과 깊이 만나는 공부

다른 사람에게 알아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을 넓게 이해하고 알아주는 공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하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을 크게 인정하는 공부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을 뜨겁게 사랑하는 공부


함께 마음을 공부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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