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딸은 악마?
할머니가 말했다. 너도 저랬단다.
나이 든 할머니가 딸과 손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딸은 이혼하여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서 같이 살게 된 것입니다. 할머니는 딸의 이혼이 속상했지만 손녀딸의 재롱은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러웠습니다.
하루는 할머니 딸이 손녀를 재우고 있었습니다. 부채질을 하며 자장가를 불러주자 아이가 인형같이 긴 눈썹을 스르륵 감더니 이내 새근새근 잠이 들었습니다. 잠든 아이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딸이 자랑하듯 말했습니다.
“어머니, 이렇게 예쁜 천사를 보셨어요?”
그러자 할머니가 실에 침을 묻혀 바늘귀를 꿰며 한 숨을 내쉬었습니다.
“봤지. 너도 저랬단다. 그런데 크더니 천사가 아니더구나.”
딸 옆에 있던 헝겊인형의 볼이 발그레 해졌습니다.
“인간은 자식을 품에 두고, 나무는 자식을 멀리 보낸다.” - 나무박사 이유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