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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소니 Dec 10. 2021

안소니의 설렁탕 같은 바다일기 6

나의 첫 슈트 QR

미국에서공수되어 온 슈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늘 알탕으로 바다수영을 즐기고 있던터라, 입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망설이다가 후회는 없을 거라 생각하며 입어보니 쭉쭉 들어가 몸에 찰싹 달라붙는 감촉이 예사롭지 않다. 팔 다리를 쭉쭉 펴고 돌려보고 손으로 눌러보고 당겨보고 문질러본다. 바셀린을 발라야 하는가? 아니지 슈트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싶어 그냥 입었고 따뜻한 기운이 여기저기서 죽어 있는 신경을 자극한다. 살아있는 나의 모든 신경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 고마움을 느끼며 바다물에 적셨다. 살포시 스며드는 바닷물도 고맙고, 나도 모르게 개구쟁이로 변하는 모습도 고맙다. 이제부터 팔 스트록과 발차기다. 팔 스트록은 불편할거라 생각되었지만 아주 편안하였고, 발차기는 슈트의 부력으로 인해 오리발이 수면위에서 철퍼덕 거리길래 아랫배에 빵빵하게 복근을 장착하고 다시 차보니 이전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팔과 다리가 정상이면 이제는 심장의 압박이 있나 확인했다. 출수 할 때  쉬지 않고 치고 왔는데 이런 압박은 운동부족인 것으로 치부해도 좋을 듯싶다. 바닷물도 따뜻하였지만 슈트를 입고 수영을 즐기니 3시간 정도 배회하고 다녀도 심적 여유가 있어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고함을 지르고 서비스로 실례도 해봤다. 아주 아주 따뜻해서 자주 서비스를 할 것 같다. 입고 벗고 정리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마음의 편함과 추위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 버렸다. 바다 수영 장비에 슈트가 추가되어 트렁크 한 곳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행복한 동행이 될 것 같다.


* 첫 슈트를 착용한 날의 단상들. 속된 말로 알탕을 지금껏 즐겨왔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슈트를 구매했다. 브랜드는 QR.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보고 마지막으로 서비스도 했었지만, 그 느낌이 좋아 지금은 자연스럽게 서비스도 즐긴다. 슈트를 착용하면서 해파리, 물벼룩에 대한 방어력이 향상 되었고, 안전한 바다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바다수영을 하게 되었고, 그 슈트는 고래 꼬리로 업사이클링 되어 부적처럼 걸려 있다.

                                                  QR 슈트 입고 맨손으로 광어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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