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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Aug 11. 2023

게으른 완벽주의자

더 잘하고 싶어서 시작 안 하는 게 아니야..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척하는 사람이었다. 이 상태에서 많이 벗어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완벽주의자인데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경우 시작을 위한 준비 상태도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안 하는, 두려워하는 사람을 칭한다. 나는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실패가 두려워 시작이 완벽지 않으면 시작조차 어려워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근데 사회생활을 해보며 매일 여러 가지의 변수가 나의 의지와 다르게 일어나는 삶을 살다 보니 시작을 안 하면 도태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시간은 매일 속절없이 흐르고 그만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매일 줄어드는 상황에 매일 할까 말까 고민만 해서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나는 그냥 게으른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렇게 깨닫고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왜냐하면 나는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아침형 인간에, 나름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기 때문에 나 스스로가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근데 지금에 와서 내 인생을 돌이켜봤을 때 순간순간 집중하여 작은 성과들은 있을지 언정(갑자기 고등학교 때 공부 의지가 불타올라서 갑자기 반 2등/전교 13등을 했던, 교환학생 가기 위해 바짝 자소서 써서 바로 합격한 거, 학점을 위해 매 시험기간 노력해서 4.1로 졸업한 거), 내가 정말 부지런히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는 루틴으로 길게 무언가를 해서 이룬 것은 없었다.


 이제 매일 하루가 지나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이상 나 자신을 지켜보고만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퇴근하고서 브런치이야기로 들어와 바로 내 이야기, 일상을 적어보며 내 머릿속을 정리하고 그렇게 정화된 상태에서 내가 미래가 아닌, 당장 오늘을 위해 해야 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이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바라던 모습, 내가 매일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결론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오늘을 일단 나를 위해 치열하게, 때론 많이 달려왔다면 chill 하게 하루를 보내보자. 어제보다 더 멋진 오늘의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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