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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arton 대표 박제연 Nov 21. 2024

몽실솜이

사이좋은 자매

몽실이는 22년 2월 28일생, 솜이는 22년 3월 16일 생이다.

둘이 16일 차이 나는 자매이다.

몽실이는 과묵하고, 잘 짖지도 않고, 다른 강아지들에 대해서도 별 반응이 없다.

시츄와 몰티즈 사이에서 태어난 말티츄인데 성격은 완전 시츄다. 시츄가 성격이 좋아 처음 강아지를

키울 때 가장 무난하다고 하는데 몽실이 키우며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조차 우리 몽실이를 꼭 안아주며 좋아한다.

낯선 사람한테도 잘 안겨있고 누구에게나 친근한 우리 몽실이.

그에 반면 우리솜이는 예민하고, 작은 소리에도 잘 짖고, 낯선 사람의 발자국을 귀신같이 알아챈다.

내 발자국 소리도 어떻게 아는지 근처에만 가도 낑낑거리며 문 앞에 매달려 어쩔 줄을 몰라한다.

더군다나 할머니집에 맡겨 놓을 때면 내 차 소리만 듣고도 난리가 난다.

(할머니 집은 2층인데, 그 많은 차들이 드나들어도 꼭 내 차에만 반응을 하니 신기하다)

매일매일 솜이가 내게 했던 여러 반응들이 내 생활처 곳곳에 남아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포메라니안 솜이는 자기 덩치가 크다고 느낀단다.

그래서 그런지 산책하다가 대형견을 만나도 맞서서 용감히 짖는다. 1.6kg의 꼬마 녀석이 앙칼지게

짖으면 큰 개들이 어이없어서 그냥 쳐다보다가 가기도 한다.

2키로도 안되는 쪼매난 녀석이 서있는 모습이 늠름하다.
솜이가 왠일로 지나가던 강아지에게 반응을 보인다. 드문 일인데...

그에 비해 우리 몽실이는 아무 강아지나 다 잘 어울린다. 성격이 무난한 건지 바보인 건지...

암튼 바보같이 착하다 우리 몽실이

우리 몽실이는 뭐든지 솜이한테 다 양보한다.

사료도 솜이가 다 먹은 다음에 먹고, 간식도 솜이가 먼저 먹는다.

솜이가 먹는 건 절대 뺏어먹지 않고 자기 차례를 얌전히 기다린다.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착해서 양보하는 건지, 무서워서 기다리는 건지...

항상 솜이를 기다려주는 몽실이

우리 솜이는 어떤 강아지와도 별로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가끔 보면 자기가 사람인 줄 아는 거 같다. 개들을 개 무시하는 거 보면) 몽실이와는 얼마나 애틋한지.

몽실이가 솜이 그루밍해줄 때는 솜이가 지그시 눈을 감고 마사지받듯이 즐긴다.

그렇게 사이가 좋은 우리 아기들이었는데...

이젠 몽실이 혼자다.

말은 안 해도 솜이의 부재를 크게 느낄 텐데.

이젠 다시 볼수 없는 모습

몽실이를 산책시키면서 자꾸 솜이가 눈에 밟힌다.

산책시키는 것도 힘이 든다. 아직도 눈물이 줄줄...

우리 솜이 지금쯤 어딨 을까

낙엽빛깔 몽실이. 혼자 산책길이 아직은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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