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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월요일은 행복하셨나요?

모멸감을 느끼는 사회

by 너울

일요일의 카페는 조금 더 산만할 때가 있다. 아무래도 무리 지어 오는 분들이 많은 주말이니까.


카공족.

카페에서 책 보고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따로 생길 정도인 걸 보면 그 행위가 이제는 엄연한 사회적 현상이 되었나 보다. 연애 6년 포함 결혼해서 지금까지 30년 넘게 쭉 함께해 온 부부가-금실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카페에서 어제 시작한 연인처럼 알콩달콩할 수는 없는 노릇, 우리 부부도 각자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대화는 필요할 때마다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우리도 카페에 가면 카공족들의 무리에 속하게 되었다.


카페는 공공의 장소이면서 동시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카공족이든 아니든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누릴 수 있는 일정한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대신 그 권리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본인 몫인데 그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고 권리만 누리겠다는 데에서 결국 문제는 발생한다.

블루 먼데이가 되지 않으려면 일요일은 좀 더 편안하고 싶은 날인데... 책 한 권 들고 지난번 산책 때 눈여겨봐 두었던 카페에 방문했다가 낭패를 보고 말았다.

늦게 들어온 옆 테이블 사람들이 몰상식함의 진수란 이런 것이라는 걸 몸소 정의 내려주셨기 때문.ㅡ.ㅡ

내가 그때 읽고 있던 것이 하필 '모멸감'이란 책이었으니...

<존중받지 못하는 순간, 인간은 존재를 부정당한 것 같은 감정을 느낀다>


그렇게 찰떡같이 맞아떨어지는 책을 읽고 있자니 화가 나다가도 한편으로는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 같지만 실은 사회적 맥락으로 형성된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역사, 문화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그러니 감정은 오롯이 내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 본다. 사회적 관계에서 서로 조금씩은 나누어 가진 것이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이런 생각을 한 번쯤 꼭 해봐야 할 사람들이 정작 전혀 생각이 없다는 것은 얼마간의 아쉬움을 불러오곤 한다.


여러분의 일요일은 행복하셨나요?


당신의 월요일은 행복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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