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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Jun 23. 2022

말과 말

귀소본능

"동물이 자신의 서식 장소나 산란, 육아를 하던 곳에 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오는  성질로 귀소성, 회귀성이라고도 한다." 사전에 나온 귀 소본능[Homing Instinct]의 의미입니다. 말은 귀소본능이 정말 강한 동물입니다. 오늘 아침  수장대에 말을 매고 있는데 녀석이 갑자기 튀어 나가  버리는 것입니다. 그 녀석도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이 름은 안 밝히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면 별 탈 없다는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다행히도  말은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 알아서 자기 마방으로 들 어가 버렸습니다. 만약 이 말이 다른 곳으로 튀어가기 라도 했다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고삐를 놓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 니다. 물론 감당하기 힘든 순간에는 고삐를 놓아야 합 니다. 녀석이 튀어 나간 이유를 추측해 봅니다. 그 녀 석은 긴 연휴 동안 좁은 마방에 갇혀 있었고, 하필 오 늘 아침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가면서 갑자기 추워 졌던 게 제일 컸던 것 같습니다. 날도 추운데 인정머리  없는 주인이 미웠으며 그래서 따뜻한 마방이 그리워  돌아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이 집으로 안 돌 아가고 거리로 뛰쳐나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상황을 수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가뜩이나 잘 놀 라는 녀석인데다 추운 겨울날 마방 주변은 온통 얼음 판이라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얼음판이 아닌 시멘트 도로로 나갔다 해도 쇠로 된 발 굽이 미끄러지면서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다음부터  오래 쉬고 있던 말을 밖으로 데리고 나올 때는 특히 조 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날이 너무 추워 따뜻한 마방으 로 돌아가려는 귀소본능을 못 말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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