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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Oct 28. 2021

승마 지식 편집실. 14

53 승마를 위한 꿀 Tip


1. 지면에 꼿꼿이

<중심으로 타는 승마>라는 책에는 기승자를 나무처럼 표현한 그림이 나옵니다. 이 그림은 승마의 가장 중요한 자세를 한컷으로 보여줍니다. 그 내포된 의미는 말을 탈 때 기승자 자신이 나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처음 읽을 당시엔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알 것도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기승자는 나를 태우고 있는 말이 아닌 지면을 기준으로 삼고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무처럼 지면에 수직으로 서 있으면, 말이 어떻게 움직이든 간에 안정된 기좌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말이 아니라 지면을 기준으로 수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녀석들을 자주 등에 태워준 기억이 납니다. 제가 말 역할을 했던 것이죠. 아이를 태우고 기어가다 약간 일어서려고 하면 아이가 본능적으로 일어서려는 쪽으로 몸을 기울였습니다.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도 떨어지지 않는 방법을 아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일어서려고 하는데, 제 등을 기준으로 수직으로 그대로 있었다면 굴러 떨어졌을 것입니다. 더더욱 신기한 건 등에 탄 아이는 지면을 기준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이고, 안 떨어지려고 두 발로 내 몸통을 꽉 껴안는 겁니다. 아이가 커서 더 이상 태워주지는 않지만, 그러한 기억 덕분에 이 원리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잘 타는 전문가들을 관찰해 보면 항상 허리가 꼿꼿이 서 있는 게 공통점입니다. 지면과 수직을 유지한 채로.


2. 종아리 부분을 하얗게

말을 탈 때 종아리로 말의 배를 리듬에 맞춰 잘 눌러줄 경우,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말이 하늘로 뜨듯이 활처럼 휜다고 합니다. 이런 상태에선 추진력이 생기면서 더 좋은 발걸음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승자들은 대부분 종아리보다 사용하기 편한 박차를 씁니다. 종아리로 꾸욱 꾸욱 눌러주는 것보다 박차로 톡톡 쳐주는 게 편하기는 하지만 뾰족한 박차로 갑자기 옆구리를 찔러대면 말이 깜짝 놀라고, 기승자는 다리가 벌어지기 쉽습니다. 또한 말이 온몸이 활처럼 휘어서 가는 것보단 깜짝깜짝 놀라서 U자 형태로 몸을 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전체적으로 말의 모양도 이쁘지 않고 말에게 쓸데없는 자극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박차보다 종아리를 잘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가 종아리를 잘 쓰는지 어떻게 확인할까요? 남이 봐주기 전에 제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실 말을 탈 때는 잘 모르는데, 보통 타고나면 부츠 뒤꿈치가 하얗게 닳아 있습니다. 이는 종아리보다 쓰기 편한 뒤꿈치 즉 박차를 썼다는 증거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종아리 대신 뒤꿈치나 박차를 쓰면 다리가 벌어지게 되고 안정적인 기좌 만드는데 마이너스가 됩니다. 선수들과 저의 부츠를 비교해 보니, 선수들 부츠는 종아리 부분만 하얗게 닳아 있는 반면 제 것은 뒤꿈치가 하얗게 닳아 있습니다. 제가 팔자 다리라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 종아리를 쓰는 것보다 부부조인 박차를 쓰는 것이 편리하고 말의 반응도 더 빨라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종아리를 쓰는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3. 팔꿈치와 무릎 120°

승마는 운동을 하면서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단순한 규칙으로 만들어 기억하기 쉽게 만듭니다. 예를 들면 말을 타면서 기승자의 몸에 120° 각도가 나오는 두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두 부분은 팔꿈치와 무릎입니다. 팔꿈치는 내각이 120° 정도 된 상태에서 힘을 빼고 손을 최대한 가볍게 하여 운동을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말의 순간적인 움직임에 고삐로 대응하기에는 120° 각도가 가장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만약 손이 너무 몸 쪽으로 가 있으면 고삐가 길어져 말을 제어할 순간을 놓칠 수 있고, 너무 말 쪽에 붙어 있으면 몸이 그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음은 무릎의 120°입니다. 발로 등자를 살짝 밟고 뒤꿈치를 내린 상태에서 무릎을 약간 굽히면 자연스러운 모양이 나오며, 이렇게 하면 체중을 자연스럽게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자세를 취하기 전에는 허리를 펴고 시선은 멀리 두며 머릿속으로는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120°, 120°, 120°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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