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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현 Oct 08. 2023

영화나 볼 것이지 유명 맛집을 왜 가

2023 부산국제영화제 (BIFF) 2일 차

https://www.youtube.com/watch?v=Yf3LojyK7PA

2일 차에 들었던 노래 중 가장 좋았던 것. 최애 영화 <매그놀리아>의 OST 중 하나이다.


알람 소리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오전 7시, 원래 이 시간이면 일어나 수영을 갔으니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 모양이다. 낯선 장소에서 5시간 수면이면 아주 양호하다. 힘드셨을 텐데 5시간이나 잠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몸뚱이님. 오전 영화는 제가 어떻게든 커피로 버텨 보겠습니다.


일찍 일어난 김에 어제 못 올리고 잠든 1일 차 후기를 검수하려고 했으나, 유감스럽게도 잠도 더 자기 싫어하는 몸뚱이는 글도 쓰기 싫어했다. 30분을 몸무림만 치다가 겨우 일어나 대충 씻고 숙소를 나섰다.


아침 9시 30분 영화가 어제와 같은 극장 같은 관에서 상영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아직 열지 않은 신세계 백화점의 작은 문을 열고 cgv로 올라갔다. 좀비 상태의 몸을 깨우기 위해 커피를 주문하려고 했다. 하지만, 문을 안 연건 신세계 백화점뿐만이 아니었다. cgv 내에 있는 투썸 역시 폐점이라도 한 것처럼 굳게 닫혀있었다. '그 콜라에도 카페인 들어 있지 않나?'라는 근거 없는 생각을 하며 제로콜라 하나를 구매한 뒤 터덜터덜 상영관으로 기어들어갔다.


약속의 땅

루드빅 칼렌 대위는 덴마크 국왕의 숙원사업인 황무지 개간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궁정의 귀족들은 그를 천출이라 폄하하고, 이웃한 영지를 다스리는 지주는 그를 쫓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이주한 농민들은 그가 딸처럼 키우는 검은 피부의 소녀를 경계한다.


사실 크게 기대한 작품은 아니었다. 황무지 개척이라는 단어가 흥미롭게 느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장 맘에 들었던 것은 영화의 단호함이다. 약속의 땅은 돈과 권력을 수확하려 하면 그만큼의 사람, 관계, 사랑을 앗아갔으며, 그 반대 역시 동일했다. 정확히 뿌린 대로 거두게 하는 영화의 철저함과 단호함의 속성은 마치 자연의 속성을 그대로 가져온 듯했다.


영화가 끝나니 11시 30분이 넘었었다. 오후 1시 영화까지 점심식사와 카페인 수혈 두 가지 미션을 모두 달성해야 했다. 고민을 거듭하다 근처에 있는 수변최고돼지국밥이라는 유명한 국밥집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조졌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12시가 다되어가는데 대기팀이 무려 22팀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포기하려다 분위기를 보니 회전율이 높은 거 같아 1일 차 글도 올릴 겸 기다리는 도박을 걸어보기로 했다. 15분 정도 지났을까 브런치에 글을 발행한 순간 차례가 되었다는 알림이 도착했다. 도박은 성공적이었다.


항정수백

항정 수육이 너무 땡겨서 국밥 대신 항정수백을 주문했다. 혼밥용 좌석도 잘되어있고 원체 항정살을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이 식당에서 가장 좋았던 건 맛이 아니라 사람들이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개인 좌석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습게도 이런 광경을 보고 '나만 혼자 온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멋대로 위로를 받은 것이다. 눈에 필터가 낀 것 마냥 커플 친구 가족들끼리 온 사람들만 보며 나만 혼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인기 식당의 개인용 좌석이 이것이 환상임을 밝혀주었다.


오후 1시 영화까지 시간이 적당히 남아 커피를 뽑으러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렀다. 카페인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중간 사이즈를 골라서 마셨는데 첫 입부터 역한 향이 났다. 마치 코와 입이 연결되는 부분에 커핏가루를 뿌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이게 커피가 아닌 나의 문제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저번달부터 컨디션 저하로 만성 비염이 다시 도지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커피를 마실 때마다 가끔씩 참기 어려운 역함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래도 프랜차이즈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성비 원두에서 나는 특정한 향에 역함을 느끼는 것 같은데 무슨 원리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얼마 전에 이모를 만나 이 증상을 이야기했더니 자기도 컨디션 안 좋으면 똑같이 그런다며 예민한 것만 자길 닮았다고 웃으셨다. 이런 별난 증상을 누군가 공감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처음으로 롯데시네마에 갔다. 영화 두 개가 인근 관에서 동시에 상영하는 것 같았는데 둘 다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렸다. 새삼 우리나라에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나 놀라면서 '세기말의 사랑은 오른쪽 끝 줄입니다!!'를 외치는 분 앞에 줄을 섰다.


세기말의 사랑

2000년을 눈앞에 둔 세기말. 영미(이유영)에게 붙여진 못된 별명도 ‘세기말’이다. 짝사랑하던 이는 유부남이었고 그는 공금횡령으로 감옥에 가게 되며, 이를 방임한 영미도 덩달아 감옥 신세를 지게 된다. 출소하자 짝사랑하던 이의 아내 유진(임선우)이 찾아와 빚을 갚겠다고 한다. 하지만 유진은 장애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고, 영미가 그런 유진에게 돈을 받긴 어려워 보인다.


내가 영화를 보며 가장 고민했던 건 '관계의 순수성'에 대한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부조리가 없는 순수한 감정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특히 사랑의 경우, 타인이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주길 원하며 그 사랑에 단서조건이 붙게 되면 슬퍼하거나 분노하게 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영미와 유진, 그리고 주변의 모든 관계는 하나도 빠짐없이 돈으로 엮여있다. 공금, 횡령, 명품, 장애인 지원금, 상금 등, 순수한 마음은 커녕 오로지 돈을 위한 만남이라고 봐도 무방한 관계들뿐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이들의 관계를 오로지 돈이 목적인 일시적 동행으로 격하할 수는 없었다. 비록 관계의 시작은 돈이었으나 그럼에도 타인을 진실로 위하고 보듬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 여러 가지 물리적/물질적 조건들은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가리고 왜곡한다. 나는 조금이라도 이런 장애물들을 넘어서 타인을 바라볼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왼쪽부터 문동혁, 임선우 배우, 임선애 감독

이런 고민을 하던 찰나에 배우님들과 감독님이 들어오셨다. 이번엔 영화 상영 전에 미리 공지를 해주어 당황하진 않았지만, 역시나 상영관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GV가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도대체 뭔 정신으로 예매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잘 안보였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촬영 내내 가발을 쓰고 연기해야 했던 문동혁, 이유영 배우님들도 너무 고생하셨지만, 운동 근육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을 연기해야 했던 임선우 배우님은 촬영이 끝나고 두 달 동안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옆에서 듣던 감독님이 본인이 배우들을 너무 고생시키는 것 같다며 미안해하셨다. 관객 중 한 분은 영화에 정말 깊은 감동을 받으셨던 모양인지 질문 중간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거리시기까지 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질의응답이 오고 갔는데 대부분 내용적 스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여기에 적긴 어려울 것 같다. 배우님들이나 감독님께 이번 영화를 통해 얻게 된 각자가 생각하는 관계에 대한 정의나 의미를 묻고 싶었는데 찐따라 차마 손을 들진 못했다.


필드커피스탠드

영화가 끝나고 오후 8시 영화까지 시간이 붕 떴다. 글을 쓸 카페를 물색하던 도중 추천받은 카페가 떠올랐다. 처가가 부산인 회사 선임님이 알려주신 카페였는데 망미중앙시장에 위치한 필터 커피 전문점이었다.

앞서 프랜차이즈 커피에서 느낀 역함이 두려워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냥 안전하게 달달한 라테를 시킬 것인가. 그래도 필터 커피 전문점에 왔는데 드립 커피를 마실 것인가. 메뉴판 앞에서 거의 3분 정도는 고민했는데 사장님께서 좀 당황하셨을 것 같다. 장고 끝에 결국 필터 커피를 마시기로 결정했다. 커피 원두에 대해서도 역시나 완전히 문외한이기 때문에 밑에 적힌 향들 중 좋아하는 것들만 있는 원두를 하나 골라서 주문했다.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리치

아주 예쁜 온더락잔과 둥근 얼음에 커피가 나왔다. 꼴에 조주기능사를 따본 경험이 있다고 예쁜 컵이나 얼음만 보면 자동으로 위스키나 칵테일을 따르는 상상부터 하게 된다. 쓸데없는 상상과 역함에 대한 두려움은 한구석에 애써 치워두고 한 모금 마셔봤다. 천만 다행히도 역함은 전혀 없고 기분 좋은 복숭아 향과 이를 커피에 조화시키는 부수적인 향이 같이 퍼졌다. 아무래도 이게 석류와 리치향인 모양이다. 비염 덕분에 의도치 않게 입맛만 고급이 된 것 같았다.

폰으로 글을 쓰며 커피를 천천히 마시다 보니 어느새 5시가 되었다. 슬슬 저녁 식사 장소를 결정해야 했다. 8시 영화인 데다가 지정 좌석이 없는 야외극장 상영작이었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 앉으려면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해야 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시장 근처에서 아무거나 먹고 여유 있게 극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지도 앱을 보던 눈은 욕망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왕 내륙 쪽으로 좀 들어온 김에 아예 안쪽에 있는 유명 맛집을 한 번 가볼까? 웨이팅만 적당하면 시간 딱 맞을 것 같은데? 그래도 평일인데 웨이팅 좀 적지 않을까? 결국 남은 일정을 박살 낼 최악의 선택을 하며 부산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톤쇼유 본점


도착해서 대기 등록을 하니 이미 6시가 다되었었다. 지도앱으로 검색을 해보니 톤쇼우에서 영화의 전당은 최소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뭘 타도 환승은 필수인 데다가 퇴근 시간까지 겹쳤다. 이때부터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카츠가 지금 당장 나와도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기다리는 내내 번호 부르는 소리만 들렸다 하면 미어캣처럼 고개를 쭉 빼고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심지어 캐치테이블 앱에서 매장으로 들어오라는 톡이 온 뒤에도 내 번호는 호명되지 않았다.


버크셔 K 로스카츠

결국 카츠는 기다린 지 50분이 다되어갈 때쯤이나 돼서야 나왔다. 이미 시간은 6시 5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대중교통으로 갔다가는 일찍은 커녕 아예 영화도 못 볼 판이었다. '빨리 먹고 택시 잡자. 부산 택시 무지 빠르다며'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며 고대하던 14000원짜리 카츠를 (그런데 이제 택시비 16000원이 더해져 30000원이 된) 한 입 베어 물었다.

보통 웨이팅하는 유명 맛집 후기 클리셰는 '뭐 맛있긴 한데 이렇게 기다릴 만큼 맛있나?'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미 짜증이 날대로 난 상태에서 먹은 카츠 한입은 의외로 화를 어느 정도 누그려뜨릴 정도로 맛있었다. 고기에서는 특이하게 숯불향이 났는데 개인적으로 숯불향을 굉장히 좋아해서 취향에 맞았다. 게다가 버크셔 메뉴에만 나온다는 트러플 소금은 이 숯불향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냈다. 고기의 익힘 정도도 부드러움과 느끼함의 중간 지점에서 밸런스를 잘 잡은 것 같았다. 아 열받아와 오 맛있다가 한데 뒤섞여 굉장히 애매한 기분으로 식사를 마친 뒤 택시를 잡아 영화의 전당으로 향했다.


영화의 전당

명불허전 부산 택시 기사님은 나를 7시 40분에 영화의 전당 앞에 내려주었다. 어떻게든 맛집 방문과 영화 시간 준수 모두 성공했다만 심신은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다행히 좌석은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었다. 중앙이나 앞쪽 자리는 진작에 다 찬 모양이었지만 애초에 그런 자리는 기대도, 원하지도 않았었다. 왼쪽 뒤쪽에 자리를 여유 있게 잡은 뒤 스크린 방향을 한 번 보고 나름 만족했다. 왜냐하면 스크린 방향에 계신 분들이 상대적으로 나보다 키가 작아 관람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 상영 시작 시간 직전, 한 커플이 스크린 방향 사람들에게 말을 걸더니 그들을 한 칸 밀고 그 자리에 앉았다. 문제는 한 명이 키가 대단히 커서 스크린 일부를 뒷통수로 가린다는 것이었다. 진짜 세상에 이런 억까가... '이런 상영관인 거 이미 알고 예매했고, 나의 대가리도 분명 누군가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을 테니 불평 말고 그냥 보자'라는 생각을 반복하며 억울함을 억지로 억눌렀다.


따봉하는 뤽 배송 감독님

영화 상영 전 뤽 배송 감독님이 등장해서 관객들에게 한국말로 인사했다 (발음이 유창해서 놀랐다). 정말 오랜만에 복귀작이다 보니 호응이 적을까 봐 조금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영화팬들이 모인 자리여서 그런지 관객들은 뤽 배송 감독을 그야말로 열렬히 반겼다. 옆에 있는 나까지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환영인사였다.

프로그래머님과 가벼운 질의를 나눴는데 '100마리가 넘는 강아지들과 촬영을 했는데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라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배우들과 촬영하는 것보다 편했습니다. 농담입니다^^'라고 답하셔서 웃음바다가 됐었다.


도그맨

뉴저지에서 의문에 싸인 한 남자 더글라스가 경찰에 체포된다. 금발에 빨간 드레스 차림의 다리가 불편한 남자는 몇십 마리의 개를 실은 트럭을 운전 중이다. 한 심리학자가 어린 시절부터 부모에게 학대받고 개를 가족 삼아 지낸 더글러스의 비극적 운명을 재구성한다.

더글라스는 거울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을 혐오한다. 하지만 분장을 한 도그맨은 화장을 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즐긴다. DOGMAN이라는 철자를 거울에 비춰보면 NAMGOD 이다. 거울에 비춰진 철자는 마치 신 옆에 선 뒤집힌 남성의 형태를 띠고 있다.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강아지들 옆에서 믿음을 잃지 않던 그의 모습은 마치 신의 옆자리에 닿은 듯, 혹은 겹친 듯 보였다. 종교가 없는 나로써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그 숭고함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단점도 분명하고 중간에 한 번 관객들이 웅성웅성했을 정도로 의아한 장면도 나왔기에 개봉한다면 호불호는 꽤 갈릴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영화의 음악과 이미지가 주는 여러 감정들, 영화를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보내는 박수와 환호, 야외극장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제공하는 현실 세계와 영화 세계의 중첩됨 까지, 이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대단히 벅차올랐다. 뚜렷하게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려웠으나 영화가 끝난 후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원래는 어제 갔던 크래프트 맥주집, 아니면 위스키바를 가려고 했다. 하지만, 톤쇼우 웨이팅 사태 이후로 심신이 지치기도 했고 즉흥적인 계획으로 상당한 택시비를 날린 스스로를 벌하기도 할 겸 해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은 아쉬우니 숙소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를 구입했다. 숙소 앞 광안리 해변을 보면서 마실까도 생각했지만, 맥주를 사서 편의점을 나서자마자 눈앞에서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추돌할 뻔한 것을 목격하고는 그냥 조용히 숙소로 돌아갔다.


어메이징 흑심 맥주

CU에서 2캔에 12000원씩이나 하는 프리미엄 맥주와 안주를 구매했다. 우리 집 근처에서는 파는 곳이 없어서 궁금했었는데 신나는 마음으로 구매해서 마셔봤다. 세상에... 마시자마자 깊은 초콜릿향과 라즈베리향이 코를 강타했다. 어제의 크래프트 맥주집 수준의 감동 까지는 아니었지만 편의점 캔맥주가 이 정도면 진짜 더할 나위가 없었다. 요즘은 또 하이볼이 대세라 이런 프리미엄 맥주들은 점점 단종되고 캔 하이볼들이 출시된다는데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하이볼은 집에서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지만 맥주는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데... 뒤늦게 맥주에 맛을 들여 더욱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사실 원래 글쓰기 계획은 0일 차 글에서도 밝혔듯이 매일 저녁에 그날 하루에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올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실 글의 마지막 부분을 쓰는 지금 이 순간은 이미 3일 차 영화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이다. 일기 수준의 배설글을 쓰는 것조차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내일은 3일 차 글도 써야 하는데 대전청년영화제도 가볼 예정이라 시간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2일 차 글은 이걸로 끝. 어떻게든 쓰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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