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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K Feb 21. 2022

넘어지는 것이 두려울지라도

두 번의 작은 낙상사고

 올해만 벌써 두 번 작은 낙상사고를 겪었다. 사실 미끄러운 화장실은 장애인에게 있어서 위험한 공간이지만, 나는 지금까지 웬만한 일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처리해왔다. 그러나 너무 익숙해진 탓에 방심했던 것이었을까.  번째 낙상사고는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면서 발생했다. 무릎과 턱을 세게 부딪혔고, 급기야 피멍까지 들었다.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고였기에 많이 놀라긴 했지만, 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릎을 뒤덮었던 멍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올해의 두 번째 낙상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사실 나는 샤워를 할 때만큼은 아버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날도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팔의 힘이 빠져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 충격으로, 이번에는 무릎이 아니라 앞니 2개가 살짝 깨지고 말았다. 화장실 바닥에 앞니를 세게 부딪혀서 그런지 통증까지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두 번째 낙상사고를 당한 후 한동안 우울감에 시달렸다. 몸이 아프기도 했지만, 이전에는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주저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장애라는 현실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어떤 방법으로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없다. 팔의 근력이 떨어져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치과에 방문한 결과, 이빨이 살짝 깨지기만 해서 시간이 지나면 호전될 것이라고 했다.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통증이 조금은 남아있다.


 두 번의 낙상사고를 겪으면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파도처럼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픈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지금보다도 더욱 적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나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을 생각이다. 조금이라도 가능한 일이라면, 내가 스스로 해내고 싶다. 물론 어쩌낙상사고는 다시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많이 두렵지만, 이 또한 나의 숙명이라 생각하며 부딪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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