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 – 가정
밤은 편리하다
도화지
구석의 구석을 찾았다
여기는 나만의 공간
지붕은 꼭 세모로 그리라고 선생님은 말했다
창문을 깨고 옆집을 훔쳐보는 그림을 그렸다
균열을 그린 선이 벽까지 닿고
가정소리
아빠 저는 엄마 나는
야!
견고한 창문은 깨지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저녁 여섯시 가끔 열두시
우리가 여기에서 때를 생각해
벽에 붙어 영원할 것 같던
가정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
조각이 있다
조각마다 내 얼굴이 있다
집에 창문이 없으면 그림을 그려서 붙이면 돼
창문이 깨진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면 해가 진다
구석의 구석으로 몸이 기운다
그림은 덮어두면 그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햇빛이 침입한다